“지금 대우자동차 노동자들의 상황은 최악입니다. 회사 정상화 작업이 지연되면서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고 월급마저 제대로 나오지 않아 생계를 위협받고 있어요. 이제 노조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앞장서겠습니다.”
지난 4일 대우자동차 제17대 노조위원장에 선출된 김일섭씨(37)의 다짐이다. 그는 차체 2부에서 근무한 현장출신 노동자. 김위원장을 만나 앞으로 노조운동의 방향과 대우차 처리에 대한 입장 등을 들었다.
-17대 노조가 안고 있는 최대 현안은.
▲3가지로 앞축할 수 있지요. 첫째는 노조원들의 일자리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포드사의 인수포기 이후 정부와 채권단은 회사를 해외에 매각하기 위해 급하게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에요. 때문에 노조원들은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둘째는 하루빨리 공장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매각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최근 회사의 공장가동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등 붕괴 일보직전에 놓여 있어요. 셋째는 사측이 각 공장 근로자들을 비정규직화하려는 문제를 들 수 있지요.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근로자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입니다.
-대우차 처리에 대한 노조의 입장은.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는 대우차의 처리는 기본적으로 정부에서 책임져야 합니다. 대우차 부실에 대한 해결점을 무엇보다 정부가 찾아야 한다는 뜻이에요. 아울러 회사의 부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나고 부실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는 경영자들부터 각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도 대우차의 기업가치를 높인다며 자동차 산업을 기아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노조는 앞으로 회사의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은채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회사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노동자들이 대우차 처리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회사정상화에 절대 반대합니다.
-노조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
▲현재 노조원들은 월급을 받지 못해 생계를 위협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근로자들이 은행에서 대출받아 구입한 차량대금의 이자마저 감당하지 못하면서 가계빚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요. 그래서 조합원들이 노조에 거는 기대가 남다름니다. 우선 조합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일자리를 사수하는데 온 힘을 쏟겠습니다. 또 대우차가 휘청거리면서 인천지역 경제 역시 심각한 상황에 빠진 만큼, 모든 시민단체와 연대해 대우차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조운동에 나선 계기는.
▲지난 83년 대우조선에 입사해 용접공으로 일하면서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차별대우하는 것을 목격하고 노동운동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이후 지난 87년 노동자 대투쟁에 참여했고 89년 대우자동차로 전입한 뒤 현장모임을 만들어 활동해 왔습니다. /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
[월요초대석]대우자동차 노조위원장 김일섭씨
입력 2000-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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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0-1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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