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자식을 친부모처럼 대해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요즘 연수경찰서 형사계 형사 3반(반장·오두빈 경사) 직원들은 '학교폭력' 혐의로 조사를 받은 학생들의 부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 학교 후배들을 괴롭히다 붙잡힌 학생의 부모들이 경찰의 배려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이다.
오반장을 비롯한 반원들은 지난 10월초 학교후배들을 상대로 36회에 걸쳐 470여만원의 금품을 뜯은 김모군(15) 등을 검거하기전 학부모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었다.
“댁의 자녀가 후배에게 상습적으로 돈을 갈취한 사실이 있는데 친자식처럼 조사를 할테니 이해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피의자 부모들이 “비뚤어진 자식을 인간으로 만들어줘 고맙다”며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나섰다는 것이다.
형사 3반은 학교폭력 피의자 조사방법으로 이미 붙잡힌 김모군 등에게 돈을 가져오라고 시킨 권모군(16·고교 1년) 등 7명을 검거하는 실적을 올렸다. 조사결과 권군 등은 임의로 만든 '티켓'을 팔라는 조건으로 후배들에게 67회에 걸쳐 2천100여만원을 뜯은 것으로 밝혀졌다.
형사 3반은 이밖에 신세계 백화점의 절도범을 근절하는데도 한몫 했다. 반원들은 쇼핑객으로 붐비는 주말과 일요일에 쉬지도 못한채 절도범들이 극성을 부리는 백화점에서 장기간 잠복근무를 선 끝에 62차례에 걸쳐 1천200만원 상당의 의류를 훔친 강모씨(38)를 붙잡는 등 최근 3명의 절도범을 검거했다.
오반장은 “자식이 구속된 처지에서도 피의자 부모들이 고맙다며 식사를 하자고 할 땐 안쓰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車埈昊기자·Junho@kyeongin.com
피의자 부모의 호의에 보람느껴
입력 2000-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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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0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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