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대기업 등의 하반기 채용규모가 크게 축소되면서 취업시즌을 맞은 대학가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기업의 채용 방식이 그룹별 일괄채용에서 계열사별 수시채용으로 전환되면서 취업예정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시립 인천대 의생활학과 4학년 신인배씨(27)는 요즘 패션전문 사이트의 구인란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는 “의류업계의 불황으로 채용기회가 많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2학기들어 학생 추천을 요청한 의류업계가 10여곳에 불과해 정보처리자격증 등을 따기 위한 컴퓨터 공부를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 대학 취업정보실 구인란을 꼼꼼히 살펴본다는 윤수민씨(27·인천대 불문과 4년)는 “취업시즌인데도 불구하고 학과사무실로 오는 기업체 추천서가 거의 없다”며 “하루에도 몇번씩 학교 취업게시판과 인터넷 취업 사이트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대 취업정보과는 이같은 학생들의 취업난과 관련 요즘 다양한 취업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각종 인터넷 사이트 검색에 집중하고 있다. 취업정보과 이헌표과장(47)은 “정보가 늦어 취업기회를 잃을 수 있는 만큼 취업게시판과 인터넷 취업사이트를 자주 확인할 것”을 주문한다. 그는 “최근들어 어학실력이 뛰어난 어문계 학생들을 찾는 기업이 많아져 제 2외국어를 준비하지 않은 취업예정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인하대 이지욱씨(25·사학과 4년)는 “기업의 채용인원이 적어 휴학했던 선배와 친구들의 심정을 이제야 알 것 같다”며 “경기가 회복되지 않아 인문·사회계열의 취업문은 여전히 좁다”고 하소연했다.
 4년전 생산설비 업체에서 근무하다 재취업을 위해 인하대 도서관에서 변리사 시험을 준비한다는 이명재씨(29)는 “변리사를 준비하는 이들과 함께 공부하려고 인터넷을 통해 학생들을 모으고 있다”며 “취업·자격시험 관문 통과의 성패는 결국 정보력에서 판가름나기 때문에 활발한 정보교환 및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하대 화학공학부 최순자교수(47)는 “취업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학부 4학년 학생 200명중 40여명이 대학원 준비를 병행하고 있는 상태”라며 “취업철이 다가오면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마저 산만해져 안타깝다”고 밝혔다. /李宇晟기자·ws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