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후배간 관계를 넘어 형제의 우애를 느끼는 학교.'
광성고등학교(교장·류형렬, 중구 도원동 산 12) 학생들은 1·2·3학년 같은 번호끼리 짝을 지어 대화의 시간을 갖는 '3형제 결연'을 맺고 있다. 이들은 '3형제 결연'을 통해 효행과 가족 화목에서부터 진학·진로, 학교 생활, 여가 선용, 이성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부모나 선생님들에겐 꺼내기 어려운 얘기를 거리낌없이 드러내 놓는다. 이같은 특색행사는 학교가 선후배간 대화를 통해 인간 상호작용의 중요성을 알도록 하는 한편 자아형성·발달과 토론문화 정립을 위해 마련한 것이다.
광성고는 전교생과 교직원 등을 상대로 매년 4월이면 이충무공 탄신 기념 마라톤 대회를 개최, 애국애족하는 민주시민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충효·예절 교육을 통해 민족자존 의식을 갖도록 힘쓰기도 한다.
이진규군(2학년)은 “지난해 마라톤에 참가할 때는 그저 힘들다고 여겼지만 올해 다시 뛰면서는 호국정신을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군은 또 “3형제간 결연 행사를 통해 한 달에 몇 번씩 선후배가 만나 사소한 것들까지 얘기를 나누며 친해지다 보니 친 형제간의 우애를 느낄 정도”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광성고는 고교축제를 축제답게 열어 온 곳으로도 유명하다. 올해로 21회를 맞은 학교축제의 원조격인 '광성제'는 그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매년 9월 1주일간치러진다. 월요일은 학교축제 행사론 특이하게 '수학경시대회'로 시작한다. 학교축제가 마냥 노는 행사라기보다는 공부의 연장이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이어 화요일엔 명사초청 강연회와 영화제를, 수요일엔 독서왕 선발대회, 목요일엔 한자경시대회와 연극제, 금요일엔 그룹사운드 공연을 펼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인 토요일. 합창제와 축구 결선을 치르고 OX퀴즈왕 선발대회, 가장행렬, 풋살·농구 결선, 동아리 참여마당, 방송제, 풍물, 탈춤공연 등을 다채롭게 마련해 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
인천 앞바다와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지리적 여건과도 무관치 않은 듯, 광성고는 학교 전체가 향토 역사관을 방불케 한다. 교실 복도를 따라 인천의 역사와 개화기 풍물을 한 눈에 익힐 수 있는 희귀자료를 사진과 함께 전시한 것이다. 그래선지 광성고 학생들은 저마다 인천의 역사에 대해 전문가 못지 않은 식견을 갖고 있다.
광성고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동아리·클럽활동을 통해 자유로운 학습분위기를 최대한 장려한다. 영상, 철학그림, 연극, 방송, 축구, 문예, 풍물, 관현악부 등 50여개에 달하는 동아리는 가지수도 많지만 그 내실에서도 웬만한 대학 수준을 넘본다. 이처럼 많은 동아리 활동이 보장되는 것은 '고교 동아리는 학생 스스로 기회를 맞는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평생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로 만들어야 한다'는 학교 교육방침에 따른 것이다.
박진우군(2학년)은 “학생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해주며 자율적인 학교생활을 유도하는 우리 학교의 교육방침이 매우 좋다”면서 “실례로 두발같은 경우 제재보다는 학생 스스로 알아서 하게끔 하다 보니 오히려 학생들이 다른 학교 학생들에 비해 더 단정하고 학생답게 생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집단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강인한 의지력과 사회 적응력을 기르게 하기 위한 극기활동과 탐사활동, 안전구호활동 등도 눈길을 끌고 있다. 등반, 야영, 국토순례, 심성개발 등의 극기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체격은 크지만 체력은 약한' 단점을 극복하고 '강한 남자'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1학년 단체활동은 매년 6월 2박3일간 용유도 인천교육원 야영장에서 실시하고 2학년 학생은 매학기 1번씩 1년에 2번 갖는다.
류형렬 교장은 “개교 46년을 맞은 우리 학교는 역사와 전통을 지닌 사학 명문으로서 걸맞는 인재 육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가와 민족을 위하고 국제화·정보화 시대에 부응해 21세기 세계로 웅비하는 광성인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광성고등학교는 1955년 인천 소년수양원으로 출발, 65년 광성고등공민학교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72년 광성종합고등학교를 거쳐 73년 지금의 광성고등학교로 개명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61명의 교사가 30학급 1천310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으며 올해까지 26회에 걸쳐 모두 1만1천97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丁鎭午기자·schild@kyeongin.com
[우리학교 최고]형제의 우애 느끼는 광성고
입력 2000-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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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2-20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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