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네티즌들이 모여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공동체를 일군다는데 큰 보람을 느끼지요….”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기 위해 인터넷 물물교환장터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모임(www.saramdl.net)의 자원 봉사자 박경수씨(28)의 얘기다.
 남동구 간석 4동 896의6에 위치한 '사람들'은 사이트상에서 중고물품을 교환하거나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희사하는 '두레장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불우 이웃들을 위해 인터넷에 물물교환 장터를 마련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그래서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으며 네티즌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사이트는 네티즌들이 평소 아끼던 물건의 교환을 원하면 사연과 함께 두레장터 시장에 내놓고 서로 교환하도록 중개한다. 그러나 사이트 개설의 원래 취지가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기 위한 것인 만큼 무료로 물건을 기증하는 사례가 70% 가량에 달한다.
 '사람들'은 특히 네티즌들이 물건을 내놓는 사연을 올리고 그에 맞게 교환자를 연결함으로써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사람들'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두레장터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평소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고 있는 인천대·인하대 학생들이 만든 봉사단체 '두레'의 활동 영역을 넓히기 위해 사이트를 연 것이다.
 대학생 회원들은 매일 시간을 쪼개 당번제로 돌아가며 사이트를 관리하는 등 자원봉사에 땀을 흘리고 있다. 개설한지 불과 2개월여만에 이 사이트에서 네티즌들이 거래한 물건만 500점을 넘었다. 그 뿐만 아니라 개설취지에 공감해 가입하는 사람도 계속 늘어 현재 1천800여명의 회원을 확보한 상태다. 요즘엔 뜻있는 교환을 위해 장터마당에 물건을 내놓는 네티즌들도 하루 20여명에 이르는 등 '공동체 사랑'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 사이트를 자주 이용한다는 한장희씨(30)는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기 위해 최근 탁상용 스탠드를 장터마당에 기증했다”며 “작은 성의지만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그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얼마전 부터 뜻있는 네티즌들의 희사를 통해 300여만원의 기금을 확보하고 10여명의 소년·소녀 가장들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교환장터에는 가톨릭 신부나 시민단체 회장 등 '유명인사'들이 아끼던 물건들도 많이 오르고 있다.
 '사람들' 모임의 정영주회장(37)은 “두레장터를 운영하는 취지는 온라인 상에서 공동체 운동을 확산하기 위한 것으로 물건 교환자들이 온라인에서 만나 오프라인에서 서로 공동체 의식을 확인하는 게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