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오후 7시 30분께 서구 가정동 서인천 IC 지하도 앞. 차량들이 왕복 6차선 도로를 곡예하듯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경인고속도로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지하도입구에서 3차선으로 들어가려고 시속 20㎞ 이하 서행지시 표지판에 따라 속도를 늦추는 중이었다. 그러나 고속도로 진입차선으로 갈라지는 지하도 진입로 앞에서 차량들이 방향지시 등도 켜지 않고 끼어들기를 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2차선과 3차선 차량들이 마구 뒤엉키고 말았다.
 이처럼 주행중인 차량과 끼어들기를 하는 차량 사이에 충돌위험이 매우 높은 '끼어들기금지' 준수율이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보다 12.3%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명중 일본에선 0.6명이 위반하는 반면 우리나라에선 1.8명이 위반해 운전자의 안전의식이 그 만큼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인천지역에선 차량 100대당 45대 가량이 끼어들기를 하고 있어 타 지역 평균치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조사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손해보험협회가 지난해 11월 인천을 비롯한 월드컵 개최 10개 도시를 대상으로 끼어들기금지 준수율을 조사·분석한 결과 인천은 54.1%를 나타내 전국 평균 84.5%보다 30.4%나 낮은 것으로 집계, 최하위인 10위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서귀포(98.2%)와 대전(94.3%), 울산·대구(92.1%), 수원(90.0%) 지역 등은 높은 준수율을 보여 대조를 보였다.
 국내 차종별 끼어들기금지 준수율에선 버스가 44.8%로 가장 낮았다. 화물차는 평균치인 81.8%, 승용·승합차는 87.6%, 택시는 87.8%였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버스 100%, 화물차 95.2% 등 영업용 차량의 준수율이 아주 높아 성숙된 교통질서 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은 끼어들기 등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원인으로 무엇보다 난폭하게 차를 모는 그릇된 습관과 운전자들의 이기적인 의식을 먼저 꼽는다. 이와 함께 법규를 어겨도 '사고만 내지 않으면 된다'는 인명경시 풍조가 운전자들 사이에 만연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다리기 싫어하는 운전자들이 조급한 마음에 신호를 무시하고 차선을 변경, 끼어들기를 하면 사고를 유발하거나 교통흐름을 방해하기 일쑤라는 게 교통전문가들의 얘기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인천지부 광문수과장은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에선 게임과 만화 등을 이용한 교통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운전자들의 흥미를 유도한다”며 “우리도 교통선진국 대열에 올라서기 위해선 정기적으로 다양한 교통교육을 실시해 교통문화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李宇晟기자·wslee@kyeongin.com 〈협찬:대한손해보험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