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리포트〉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일부 공단 인근 주민들이 '악취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툭하면 고약한 냄새가 풍겨 고통을 당하지만 좀처럼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악취는 화학공업이나 환경시설에서 발생되는 일산화탄소와 아황산가스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오염원을 통해 발생한다. 특히 극소량으로도 후각에 불쾌감을 유발, 허용 기준치를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인천에서 악취발생이 가장 잦은 것으로 알려진 남구 주안 5·6공단 지역을 중심으로 실태와 문제점, 개선방향을 살펴본다.
◇실태=주안 5·6공단에 입주해 있는 배출사업장은 모두 502개. 이 가운데 대기배출 사업장이 91개에 이른다. 악취발생이 제일 심한 1종 사업장 5개 업체를 비롯해 5종 사업장까지 수십개 업체들이 들어서 있다.
공단에서 발생하는 악취 유발물질은 매우 다양하다. 주요 악취 오염물질만 1천여종에 이른다는 결과가 나와 있을 정도. 공단에서 내뿜는 냄새는 오염물질의 종류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이를 악취로 느끼고 있는 상태다.
악취중 황화합물의 경우 양파와 양배추, 계란 등이 썩는 냄새를 풍기며 질소화합물은 분뇨와 생선 썩는 냄새를 내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겨 준다. 이와 함께 자극적인 시너와 가솔린냄새, 은은한 메주냄새, 땀냄새 등 다양한 형태의 악취가 나온다.
축산시설과 사료공장, 펄프제조 등 물질의 부패가 예상되는 시설에선 황화수소와 메틸메르캅탄류 등이 주로 발생한다. 또 합판과 도료제조, 도장시설 등 유기용제의 사용량이 많은 사업장은 탄화수소류와 에스테르계 물질을 배출하면서 악취를 내뿜고 있다.
이같은 악취로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며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남구에 접수된 악취 관련 민원은 모두 34건. 그러나 접수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4~5배는 더 많을 것이라고 주민들은 주장한다.
20년 넘게 주안 5동에 살고 있다는 이모씨(60)는 “해마다 봄과 여름철이면 수시로 간장 썩는 냄새가 풍겨 불쾌지수를 높이곤 한다”며 “특히 저녁 무렵에 악취가 퍼지면 밥맛까지 잃을 정도로 골치가 아프지만 전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문제점=각종 물질의 발효 및 부패에 의한 분해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가 악취의 주요 원인이다. 또한 악취를 유발하는 염소와 염화수소 등이 처리과정에서 누출되거나 소각시 불완전 연소될 때도 고약한 냄새가 나지만 이에 대한 당국의 점검은 매우 소홀하다는 게 인천대 재료공학과 김형택교수의 지적이다.
아울러 오염물질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복합성분을 이루면 악취농도와 세기가 단독성분일 때와 달리 더 심해지면서 분석결과에 차이를 보인다. 개별물질일 경우 악취허용 기준치로 조사될 수 있으나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키면 조사도 어렵다고 한다.
지역발전연구회 이학재 사무국장은 “환경당국의 대처가 소홀해 악취발생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특히 인천의 경우 다른 어느 곳보다 심한 만큼 개선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선방향=공단지역의 악취를 줄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배출사업자가 처리공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여기에 악취발생을 유발하는 노후시설을 교체하는 등 시설개선도 병행해야 한다는 게 환경 전문가들의 얘기다.
김형택 교수는 “우선 정부 당국에서 악취물질을 확대 지정하고 악취방지시설 미설치 사업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며 “아울러 공단지역의 악취발생 업체를 업종·지역별로 파악해 발생원과 원인물질, 처리공정 등에 대한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면 악취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李宇晟기자·wslee@kyeongin.com
단속 강화하고 정기적으로 조사 실시해야
입력 2001-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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