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천에 각종 오수형 녹조류들이 번식해 하천오염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천의 이·화학적 수질검사와 함께 오염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하는 생물표본 수질검사 결과 밝혀진 것이다. 무분별한 개발사업과 하천 복토 등이 하천 주변 환경조건들을 바꾸면서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인천의 대표적 하천중 하나로 꼽히는 장수천의 오염 실태와 문제점, 개선방향 등을 살펴본다.
 ◇실태=장수천은 남동구 장수동에서 시작해 서창동을 거쳐 해안으로 흐르는 유로연장 6.9㎞, 유역면적 16㎢인 준용하천. 시는 현재 장수천 하류인 인천대공원 안에 호수를 조성해 놓은 뒤 호수의 수질개선과 하천수량 확보를 위해 남동정수장에서 팔당원수를 끌어들이고 있다.
 장수천에서 서식하는 식물은 크게 두가지 종류.
 상류엔 'Spirogyra fluviatilis'라고 불리는 해캄류가 주로 자란다. 2~3급수의 호수·늪·논 등(민물)에서 자라는 짙은 녹색류의 이 식물은 논에 번성할 경우 벼의 생장을 가로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류에선 오수형 식물인 'Stigeoclonium tenue'가 다량 발견되고 있다. 이 식물은 오염 정도가 심한 3~4급수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장수천 하류가 상류에 비해 더 오염됐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생물표본에 의한 수질분석법은 서식지의 수질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화학적인 수질측정 방법보다 더 정확하다는 게 환경 전문가들의 얘기다.
 인천의제 21 물·생태·도시계획분과와 시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해 장수천 수질을 분석한 결과 평균 3등급으로 나타났다. 하천을 되살린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9월 생태하천으로 조성한 이후 측정한 수질 측정치와 비교해 별 차이가 없는 실정.
 특히 대장균과 부유물질의 경우 12차례에 걸친 수질조사에서 10차례나 오염도가 아주 심한 5급수 수준으로 측정됐으며, 총질소(T-N)는 12차례 모두 5급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점=대장균은 유당을 분해해 산과 가스를 만드는 호기성균으로 하천에서 다량검출됐다면 분뇨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하천에 오수형 녹조류의 번식이 활발하면 유기물 유입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유기물을 분해하기 위해선 세균활동이 증가하고 많은 수중용존산소를 소비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 수중 DO(물속에 녹아있는 산소량)농도가 줄어 하천 오염은 갈수록 심해진다는 게 인하대 허병기교수(생물학과)의 지적이다.
 수질오염으로 인한 대표적 질병으론 청색증과 이타이이타이병, 미나마타병 등이 꼽힌다. 청색증은 어린이가 기준치 이상의 질산염을 포함한 물을 마실 경우 발생한다. 질산염이 인체내에서 아질산염으로 변하면서 헤모글로빈과 결합, 피의 산소운반을 떨어뜨려 피부가 파랗게 되는 질병이다.
 카드뮴에 중독된 물을 마셔 발생하는 이타이이타이병은 뼈를 변형시키면서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임산부는 기형아를 출산할 수 있으며 생명까지 빼앗는다. 미나마타병은 수은에 오염된 물을 먹은 사람에게 나타나는데, 언어 및 정신장애를 유발한다.
 ◇개선방향=파괴된 하천의 생태계를 회복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하천의 자연성을 되살리기 위해선 물의 흐름을 유지하고 생물서식처와 수질, 주변 경관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룰 때 가능하다는 게 환경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허병기교수는 “생태계를 회복하려면 생물학적 관리방법과 하천주변 시설보강 등을 통한 물리적 방법을 병행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하천 생태계 되살리기에 적극 나서 예전처럼 장수천을 시민들에게 돌려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李宇晟기자·ws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