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모씨는 지난달 15일 인천시 서구 백석동 백석고가도로 교차로에서 매립지 방향으로 좌회전하던중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에서 직진신호를 기다리던 대형트럭을 받는 사고를 냈다.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면서 좌측 앞바퀴가 일부 중앙선을 침범하면서 발생한 사고였다. 고의적인 중앙선 침범으로 볼 수 없는 부주의 사고였지만 교차로 통행법규를 위반하는 바람에 최씨는 120여만원의 사고 처리비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했다.
이처럼 교차로 사고는 대부분 운전자들의 실수나 습관적인 법규위반에서 비롯한다.
손해보험협회가 지난해 11월 한국과 일본 최대 도시인 서울·부산, 동경·오사카의 교차로 통행 실태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에선 10명중 2.5명의 운전자가 위반하는 반면 일본은 0.2명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의 위반율이 일본보다 13배나 높은 셈. 교차로 통행 준수율은 우리가 평균 75.5%, 일본이 98.1%로 조사됐다.
교차로내 사고 유형을 보면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좌·우회전을 하는 경우 ▲우회전할 때 부주의로 횡단보도의 보행자를 치거나 모퉁이를 돌아나오는 오토바이 등과 충돌하는 경우 ▲좌회전하는 차량이 늦게 진입한 옆 차량과 충돌하는 경우 등이 가장 많았다. 결국 운전자들이 교차로 신호를 제대로 지키지 않음으로써 불필요한 사고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런가 하면 손해보험협회가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 인천을 비롯 전국의 네티즌 7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호준수도 조사결과에서도 교차로 신호를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운전자가 무려 30.9% 227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신호를 꼭 지킨다'고 밝힌 응답자는 69.1%인 507명이었고 하루에 1~2회 위반하는 운전자가 29.9%(219명)에 이르렀다. 하루 3회 이상 위반도 1%(7명)나 됐다.
교차로 황색신호시 속도를 내 빨리 지나가는 운전자는 19.1%, 주위차량을 따라가는 운전자들은 8.2%(60명)로 나타났다. 교차로의 황색신호 의미를 모르는 운전자도 16.1%(118명)나 됐다. 이들 가운데 14.6%(107명)는 '교차로를 빨리 통과하라'는 내용으로 잘못 알고 있으며 1.5%(11명)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교통법규를 지키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는 운전자도 전체의 40.6%(295명)에 달했으며 '빨리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가 32.5%(236명), '안지켜도 불이익이 없다'가 195명(28.9%)으로 집계됐다.
도로교통안전공단측은 “전체 사고의 20% 이상이 교차로와 교차로 주변에서 발생한다”며 “운전자들이 기본적인 통행법규만 지켜도 사고를 절반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통전문가들은 이밖에 안전한 교차로 통행을 위해선 운전자들이 통행우선 순위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긴급자동차와 교차로에 먼저 진입한 차량에 최우선으로 통행을 양보할 것, 폭이 넓은 도로에서 진입한 차량과 우측도로에서 진입한 차량, 좌회전시 직진 및 우회전 차량부터 통행을 하도록 할 것 등이다.
도로교통안전공단 박상호교수는 “교차로 통행시 안전거리를 유지하고 진행중인 전방 차량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인다면 신호를 무시한 채 달려드는 차량과 보행자를 치는 불의의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우성기자·wslee@kyeongin.com 〈협찬:대한손해보험협회〉
교차로 신호 상습적위반 운전자 30.9% 달해
입력 2001-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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