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 브레이크라이닝을 사용하는 대형 트럭과 버스들이 대기오염을 부추기고 있다. 승용차는 대부분 인조 광물섬유 제품의 브레이크라이닝을 쓰고 있는 반면 대형 차량들은 여전히 석면 제품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브레이크를 밟을 때와 브레이크라이닝 청소시 석면이 대기중으로 그대로 누출되고 있는 실정. 석면 브레이크 라이닝의 사용 실태와 문제, 개선방안을 살펴본다.
 ◇사용실태
 브레이크 라이닝의 석면사용으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는 지난 99년 8월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제기함으로써 불거졌다. 그 후 승용차에 대해선 개선됐지만 대형 차량들은 여전히 석면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상태다.
 환경마크협회가 지난해 12월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의뢰, 전국 8개 업체의 브레이크 라이닝에 대한 석면함유 실태를 조사한 결과 S브레이크 등 3개 업체의 대형차량용 드럼브레이크 라이닝에서 백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압축공기로 브레이크라이닝을 청소할 때 실내대기중 석면 기준치인 ㎤당 0.2~2.0개를 초과한 7.0개로 조사돼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사정이 이런데도 환경부는 석면배출 기준을 작업장에 대해서만 ㎤당 0.2∼2개로 두고 있을 뿐이다. 이에 비해 미국 환경청(EPA)은 석면의 실내기준을 ㎤당 0.01개 이하로 규정, 우리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조사결과 국내엔 30여개 업체가 브레이크 라이닝을 제조·판매하고 있지만 5∼6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생산단가가 저렴한 석면제품을 제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올해부터 청소용 차량과 직원 출퇴근용 차량 등 대형 공공차량의 브레이크라이닝에 비석면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한 서울시를 제외한 나머지 자치단체들은 여전히 석면제품을 사용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한 상태다.
 ◇문제점
 천연 광물질인 석면은 뛰어난 내화성과 함께 절연체의 특성을 띠고 있어 타일이나 보일러실, 환기통 등 건축자재와 브레이크라이닝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차량 브레이크 라이닝으로 인해 석면이 대기로 누출, 인체에 흡입될 경우 폐암과 석면폐증 등 치명적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대기로 배출된 석면은 흡연과 상승효과를 일으켜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100배나 높아 인체에 치명적이다. 실제로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이미 오래 전부터 발암성 MSDS(Material Safety Data Sheet) 관계자료를 통해 석면을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분류해 놓았다.
 ◇개선방안
 브레이크 라이닝 제조업체가 환경유해성이 없는 제품을 생산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게 환경마크협회 문승식 팀장(37)의 얘기다. 그는 아울러 각 자치단체들부터 관용차량에 비석면 제품 사용을 의무화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석면 제품은 석면소재보다 최소 5배 많게는 10배까지 비싸지만 수명이 1.3~2배 길기 때문에 소비자와 제조업체 모두 손해를 입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국내 30여개 브레이크 라이닝 제조업체 가운데 자동차 메이커에 납품하는 5~6개사만 비석면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현재의 업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문팀장은 말했다.
 환경마크협회 관계자는 “비석면제품이 석면제품에 비해 비싸지만 수명이 길다는 점과 환경을 먼저 생각한다면 업계의 손실은 없을 것”이라며 “인천을 비롯한 월드컵 개최도시 만큼은 월드컵이 열리기 전 비석면제품 사용을 의무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성기자·ws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