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제외하면 인천은 공단이나 인구과밀지역에 둘러싸여 있다. 녹지자
연도(Degree of Green Naturality)가 이를 증명한다. 평균등급을 보면 인
천 인접도시인 부천시가 2.0 서울이 2.4, 김포시가 2.6 등으로 인천 주변
지역들도 전국 평균 5.1, 경기도 평균 4.4보다 훨씬 낮다. 인천지역의 녹지
현황과 녹지부족이 미치는 영향, 녹지확충 방안 등을 살펴본다.
 ◇녹지현황=녹지는 신선한 공기와 물 등을 공급해 인간이 쾌적한 환경에
서 살 수 있도록 돕는다. 대도시 주변에 그린벨트를 설정해 녹지를 보전하
려는 것도 그런 취지에서다. 이는 녹지가 차지하는 비율, 즉 녹지자연도에
서 잘 나타난다.
 90년대 중반 환경처(현 환경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천의 녹지자연
도 평균등급은 2.6이다. 현재도 별로 나아진 게 없는 실정. 지역별론 동구
1.0, 남구 1.8, 남동구 2.1, 서구 2.6 등으로 나타났다. 모두 평균 등급인
3등급 이하의 수치를 보였다. 부산 3.2, 대구 4.0, 대전 4.2 등과 비교해
봐도 인천에 얼마나 녹지가 부족한지 드러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주변지역과의 관계다. 고등동물은 서식지 주변 녹지
가 30% 미만이면 습관적으로 그 지역을 벗어나려는 습성을 갖고 있는 것으
로 알려져 있다. 물론 사람도 예외는 아니다.
 이 때문에 인천을 둘러싸고 있는 인근 도시와의 사이에 녹지 완충지대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울러 도심지내 주택가와 공장사이에
도 녹지대를 조성해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녹지부족이 미치는 영향=녹지가 부족하면 도시기능을 잃게 된다. 현재
인천에 남아 있는 녹지는 자연림이 훼손되고 난 뒤, 인위적으로 조성한 것
이거나 생태적 천이(遷移)과정의 초기 단계에 있는 잡목림이 대부분을 차지
한다.
 같은 녹지라도 생물의 종(種) 구성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자연적 천이
과정을 거친 수림대는 그 지역 기후와 토양조건에 맞는 생물들이 치열한 생
존경쟁을 통해 만들어진다. 따라서 생태계의 변화를 겪지 않고 맑은 공기
와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반면 인공적으로 조성된 수림대와 초기단계의 잡목림의 경우 특정식물을
인위적으로 심은 탓에 일시적인 천이과정에 적응력이 뛰어난 생물만 살아남
는 차이가 있다. 한두가지 종과 소수의 생물만 살아남기 때문이다. 문학산
약수터 주변의 리기다소나무림과 인천 전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소나무림이
이런 경우다.
 다양한 식생이 존재하지 않고 인위적으로 심은 일부 종이 번창하면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약해져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게 녹색연합
관계자의 설명이다.
 종의 다양성 측면에서 인천에는 자연림에 해당하는 곳이 거의 없다. 7등
급에 해당하는 계양산 정상 주변 1㎢가 고작이다. 따라서 현재의 녹지를 최
대한 보전하고 녹지확충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환경단체들은 목소리
를 높인다.
 ◇녹지확충 방안=인천시는 올해 4개 지역에 대규모로 공원을 조성하고 있
다. 남동구 간석 1·4동, 구월 3동과 남구 관교동 일대 중앙공원(면적 35만
7천㎡)을 비롯 부평구 부평동의 부평공원(11만3천㎡), 남구 숭의동의 주인
공원(2만8천㎡), 남구 관교동과 문학동 일대 관교공원(53만4천㎡) 등이다.
 올해까지 이들 공원 조성을 위해 들어가는 예산은 1천900억여원에 달한
다.
 시립 인천전문대학 김진한박사는 “남북의 녹지축을 잇는 계양공원~백마
공원~호봉공원~약사공원~거러미산~인천대공원~문학공원~송도공원~송도신도
시를 근간으로 동서와 남북으로 해안녹지 및 매립지 녹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나대지와 유휴 국·공유지 등을 최대한 활용, 도심
지 환경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