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을 앞둔 인천지역 공단들이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남동공단의 한 업체 직원들이 밀려드는 작업량을 채우기 위해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매출은 갈수록 줄고, 만기어음은 쏟아지고…. 추석보너스도 없으니 현장 직원 얼굴 볼 낯이 없네요.”
아파트 가구를 생산하는 주안공단 B산업(주). 건설경기 침체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올들어 서너차례 부도위기를 모면한 이 회사는 예년엔 50~100%의 추석보너스를 지급했지만 올 추석은 5만원 상당의 선물세트로 아쉬움을 달래야 할 형편이다.
강모(47)사장은 “요즘 같아선 다가오는 추석이 어음 돌아오는 날짜만큼이나 괴롭다”며 “건설경기가 호황일 때는 직원들에게 기본급 기준으로 100% 추석 보너스를 지급했지만 지금은 월급 주기도 빠듯한 실정”이라고 회사 사정을 털어놨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경기 불황에 따른 내수침체가 장기화 하면서 요즘 남동, 주안, 부평공단 등 인천지역 공단분위기는 IMF체제 만큼이나 힘들고 쓸쓸하다.
추석을 앞둔 대우자동차 협력업체 직원들의 마음은 더욱 씁쓸하다.
자동차 부품을 전량 대우차에 납품하고 있는 J업체는 이달 중순에 지급한 직원들의 급여를 겨우 맞춘 상태여서 추석 보너스 지급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대우차 해외 매각이 사실상 결정됐지만 밀린 납품 대금이 언제쯤 지급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아 자금압박은 당분간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회사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장직원 최모(43)씨는 “협력업체 자금지원을 위한 해소방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대우차 협력업체들은 자금 압박으로 연쇄 도산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라며 “정부가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으로 휴업, 휴직, 인력재배치 등을 실시해 구조조정을 막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업체에선 밀려드는 일거리를 감당못해 추석연휴기간에 대비, 휴일 공장 가동을 계속하는 등 상반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기술·생산력을 바탕으로 플라스틱 베어링용 케이지를 국내 독점 생산하고 있는 (주)인성엔프라(서구 가좌동)는 추석을 대비해 전직원이 9월 한달간 휴일없이 공장을 가동했다.
이 업체는 100%의 추석 보너스를 25일 지급했으며 29일~10월4일까지 6일간 추석연휴에 들어간다. 이 회사 이종석 사장은 “올해 직원들이 너무 고생한 덕에 올 매출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석연휴동안 지친 몸을 재충전 하자는 뜻에서 6일간 휴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