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욕구실현과 공동체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우리시민센터 풍물패가 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노동운동에서 공동체운동으로…'.
도시의 삭막한 콘크리트 벽은 이웃간의 단절을 상징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건강한 지역사회, 시민사회를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이 '철옹성'같이 여겨졌던 콘크리트 벽을 조금씩 허물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역 공동체 실현'을 내걸고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 공동체 의식의 싹에 물과 양분을 주고 있다.
부평구 부평4동 441의 36 오성빌딩 2층에 자리잡고 있는 '희망세상을 열어가는 우리시민센터'도 지역에서 이러한 공동체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단체 중 하나다.
지난해 2월 출범한 비교적 짧은 경력의 시민단체지만 각종 행사와 동아리모임 등을 통해 지역에 공동체문화를 뿌리내리고 있다.
특이한 것은 이 단체의 모태가 인천의 대표적인 노동운동단체 였다는 점. 지난 92년 말 결성, 노동조합 지원사업에 주력했던 '한겨레 노동자회관'이 우리시민센터의 전신이다.
“노동운동단체에서 시민단체로 전환 할 당시 논란이 참 많았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출범 등으로 노동운동이 안착되는 분위기에서 새로운 방향설정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새로운 정체성을 정립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으나 상당기간 토론을 거쳐 새로운 변신을 꾀하게 된 것이지요.”
우리시민센터 이문수(36)대표는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공동체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노동운동 못지 않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단체의 회원은 60여명으로 공장 근로자, 자영업자, 회사원 등 직업군도 다양하다. 회원들은 각각 조직분과, 교육분과, 주민자치분과, 연대사업분과에 소속돼 지역 공동체운동의 전도사로서 한 몫 톡톡히 하고 있다.
이들이 벌인 대표적 공동체사업은 지난 6월24일 '동네야, 놀자'란 주제로 개최한 '제1회 청천·산곡 마을 단오제'. '오순도순 공부방', '청년문화공간 터사랑', '햇살 어린이집'과 공동으로 주최한 '동네야 놀자'도 주민들에게 '이웃 사촌'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 뜻깊은 행사였다.
주민들은 '수화 노래공연', '연합 풍물공연', '대금공연', '청소년 길거리 농구대회', '왕장기 대회', '널뛰기 대회', '물동이 이고 달리기', '제기차기', '야외 영화제', '경로잔치', '물풍선 터뜨리기',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어우러지면서 이웃간 서먹서먹한 관계를 청산했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각종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다. 생태기행, 역사기행 모임과 산악회 등이 대표적인 동아리. 이중 강화지역 등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는 역사기행 모임은 공부방어린이와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시민센터'가 앞으로 주력할 분야는 동사무소에서 전환한 '주민자치센터'를 활성화 하는 일. 우리시민센터는 이미 지난 9월6일 부평구와 공동으로 '부평구 주민자치센터 활성화를 위한 민관합동 토론회'를 주최하고 주민자치센터 운영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한 바 있다.
이대표는 “주민자치센터의 설치 배경이나 목적이 우리시민센터가 하고자 하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주민자치센터 운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보다 나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주력함으로써 주민자치센터가 주민참여, 주민자치, 지역공동체 건설을 실현하는 진정한 주민의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