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별로 인연이 없었는데 인천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가능성의 도시라는 점을 새롭게 느꼈습니다.”
인천발전연구원이 기획한 인천재발견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한 심승희(32·서울대 지리학과 강사, 교육학 박사)씨는 인천을 새로운 관점에서 들여다 보았다.
특히 영종도와 월미도를 한두차례 들른 기억밖에 없다는 그가 인천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해 우려반 기대반이었다. 그러나 인천인이 아닌 외부인이 어떻게 인천을 보는지도 중요하다. 그가 연구과제를 맡게 된 배경이다.
그는 이번 연구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인천사람들은 나름대로 지역적 특색을 갖고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정체성 콤플렉스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심씨는 인천에 대한 연구를 하다가 지난 95년 모 일간지에 실린 설문조사를 눈여겨 보게 된다. 시민들이 애향심을 갖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구심점이 없어서가 33.4%, 서울에 대한 문화적 종속성 때문 29.9%, 토박이가 적어서 12.2%, 애향심 고취를 위한 정책부족이 10.7%로 나타났다는 기사다. 서울에 대한 종속성 콤플렉스, 이방인 도시라는 콤플렉스의 반작용으로 지역통합에의 과잉의지가 나타나는 곳이 인천이라고 지적한다.
인천은 지리적 특성때문에 서울의 성장과 함께 요구되는 다양한 기능들이 들어서는 오픈스페이스로 성장할 수 밖에 없어 바다와의 교통을 여는 항만이 발달하고 서울과의 연계성 때문에 경인고속도로와 경인선이 개발되었다고 분석한다. 산업화 시기에는 부평공단에 제조업 생산기능이 부여됐고 서울인구 급증으로 부평, 남동구 등은 서울의 주거기능, 월미도, 영종도 등은 관광기능까지 떠 맡게 됐다고 한다.
서울의 오픈스페이스로서의 기능이 새로 요구되거나 전환될 때마다 인천과 인천사람들의 삶 역시 그 변화를 겪어야 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서울의 배후도시라는 점을 지나치게 비판적으로 보기보다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역경제나 문화의 독자성을 키워나가려는 긴장된 자의식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제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