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뱃길을 열어주세요….”
강화군 내 6개 섬지역을 운항하는 남방·북방항로 2개 노선 중 북방항로(외포~석모도~남산포~죽산포~서검~볼음~아차도~주문도)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요구다.
개펄이 자꾸 높아지자 운항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물론, 배가 북방한계선에 근접하기 일쑤여서 군부대와 마찰을 빚는 등 불편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산면 서검리 주민 33세대 82명은 해양수산부와 군청 등 관계당국에 건의 및 진정서를 제출하고 “유일한 지역의 교통수단인 뱃길을 바꿔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현황=원래 북방항로는 20여년간 정부의 보조를 받아오다 지난해 1월부터 일반항로로 전환됐다. 그러다가 적자를 이기지 못한 풍양인터네셔널(주)측이 1년3개월만에 항로를 포기해 현재 (주)삼포해운이 운항을 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죽산포~서검간에선 조류 흐름이 약한 '보름 사리'와 '그믐 조금' 때만 되면 해저에 펄이 높게 형성, 직선항로를 피해 북방한계선과 근접한 원거리로 운항하고 있다. 툭하면 펄에 배가 걸리는 바람에 빠져나가려고 전·후진을 거듭하다 보면, 뱃머리가 북방한계선 쪽으로 향하게 된다는 게 선사측의 하소연이다.
게다가 인근 군부대가 안전을 이유로 경고사격을 가해 승객들이 공포에 떨고 있는 실정.
▲주민들의 요구사항=사정이 이렇다 보니 섬주민들은 북방항로가 너무 불안하다며 불안감 및 불편 해소 차원에서 즉각 이 항로를 폐쇄하고 삼산면 하리~서검간 직항로를 개설해 주민들의 편익을 도모해 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주민 대표 유정식 이장은 “지금의 뱃길은 2시간이나 걸리지만 서검~하리간은 불과 30분이면 오갈수 있다”며 “섬주민들의 편의를 감안해야 정주의식도 고취할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또 남방항로를 이용하는 주문·볼음·아차도 주민들도 새로운 뱃길이 열리면 1일 1회 운항이 2회로 늘어나는 여건이 조성되고, 북방항로 이용시 2시간 20분씩 걸리는 운항시간을 50여분이나 단축시킬 수 있다며 새 뱃길 개설을 원하고 있다
▲해결방안=섬주민들은 “뱃길을 신설해도 적자노선이 뻔해 운항하겠다는 회사가 있겠느냐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나 정부당국에서 종전대로 보조항로로 지정하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주민들은 “인천시와 강화군이 정주권 사업이니, 오지낙도 개발사업이니 하면서 많은 투자를 하지만 섬주민들의 발이나 다름없는 해상교통을 소홀히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라며 “의지만 있다면 왜 해결될 수 없겠냐”고 지적한다.
한편 군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현재의 뱃길이 지속되는 한 종전처럼 경고사격 같은 사건이 반복될 수 있다”며 “주민들이 요구하는 뱃길을 관계기관에서 승인하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