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를 함부로 버렸다간 큰 코 다칩니다.”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에서 낚시를 즐기던 사람이나 인천역 주변 기사식당을 자주 애용하는 택시운전사들이 요즘 때아닌 '봉변'을 당하고 있다. 담배꽁초를 도로에 버리는 장면을 비디오나 사진으로 촬영해 구에 신고하는 이들 때문.
이들 전문 신고꾼은 2~3개월 동안 촬영한 장면을 모아 한번에 100여건씩 신고하고 있다. 올들어 한번에 가장 많이 신고한 건수는 132건에 이르기도 한다. 현재 중구에만 3명의 전문신고꾼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 단 1건도 없었던 담배꽁초 무단투기 신고가 올들어 11월까지 모두 372건이나 접수됐다. 이중 80%인 297건에 대해 폐기물관리법위반으로 건당 5만원씩의 과태료를 물렸다.
과태료부과 이후 민원인의 이의제기 기간을 거쳐 무단투기 사실이 인정돼야 보상금을 받을 수 있지만 과태료의 절반인 2만5천원(건당)은 전문신고꾼의 보상금으로 지급된다. “100건중 80%인 80건만 접수처리되어도 200만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구 관계자의 얘기다.
이들은 주로 하인천 월미주유소 앞, 연안부두 낚시터, 동인천 주택은행옆 신세계약국앞, 월미도 해사고 옆 해안도로 등지에서 담배꽁초 무단투기를 촬영하고 있다.
가장 많이 적발되는 곳은 연안부두 관공선부두 낚시터. 올 신고건수 가운데 37%를 차지하는 141건을 여기서 촬영, 신고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점도 뒤따르고 있다. 이들 전문신고꾼이 적발해 과태료부과 처분을 받은 이들 중 억울함을 호소하는 민원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송모씨는 얼마 전 중구청 홈페이지에 “연안부두에서 담배를 피우며 낚시하던 장면이 찍혀있는 사진과 함께 과태료고지서를 받았다”며 “이날 담배를 피웠지만 준비해간 비닐봉투에 쓰레기와 함께 담배꽁초를 모아 집에 돌아와 버렸는데도 담배 피운 장면만으로 과태료를 부과한 것은 억울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