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은 자꾸 늘어만 가는데 도로여건은 개선되지 않은 채 대형시설만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니 체증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닙니까?”
매일 승용차를 운전해 남구 문학경기장앞 도로를 지나 신세계백화점 부근에 있는 직장까지 출·퇴근하는 김인수(42·연수구 동춘동)씨. 그는 차량소통이 비교적 원활한 밤시간에 5분이면 통과할 구간이 출·퇴근 시간엔 차량이 200~300m 이상 길게 늘어선 채 뒤엉켜 있어 30여분이나 걸린다며 짜증을 낸다.
김씨는 이 일대 차량 혼잡을 피하기 위해 남동공단로를 이용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곳 역시 도림파출소 앞 사거리서부터 남동IC까지 꽉 막혀 있는 등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구월동~관교동 일대를 경유하는 주요 도로가 만성체증을 빚은지 오래됐다”며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도로사정은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들어 인천지역 곳곳에서 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져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주말과 출·퇴근 시간은 물론 평일 대낮에도 주요 도로는 넘쳐나는 차량들로 대형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다.
특히 인천시내 유통·행정의 중심지로 부상한 남동구 구월동, 남구 관교동 일대 교통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평일에만 하루평균 7천여대의 차량이 이용하는 신세계백화점과 까르푸, 킴스클럽 등 대형 유통업체 등이 밀집해 있어 인천에서 교통체증이 가장 극심한 곳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농산물도매시장, 종합터미널, 종합문화예술회관 등 다중복합시설 등을 찾는 하루평균 수만명의 이용객들로 이 일대는 이미 '교통지옥'으로 변한지 오래다. 주말과 휴일이면 시민들이 타고 나온 차량들로 편도 4차선 도로 양쪽 한차선은 아예 주차장으로 둔갑한다.
위쪽으로 시청과 시교육청까지 위치해 있고 내년에 인천지방경찰청과 롯데백화점마저 들어서면 이 일대 교통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시민들은 이같이 심각한 교통체증을 빚고 있는 데 대해 시와 관할구청이 충분한 사전검토없이 도시계획을 입안한데다 건축허가를 무분별하게 내줬기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아울러 각 자치단체에서 다중복합시설물 등에 대한 교통영향평가시 일부 보완을 전제로 대부분 통과시킴으로써 교통난을 구조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 인천지부 관계자는 “경인고속도로와 전철이 도심을 가로질러 통과하고 있는 인천지역 도로구조에도 문제가 있다”며 “외곽도로 신설과 입체교차로 확충 등 차량흐름의 분산을 유도하는 장·단기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