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고 있는 '개항 100주년 기념탑'의 처리 문제가 철거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기념탑 처리와 관련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시 홈페이지를 통한 사이버여론조사와 시민대토론회를 개최한데 이어 해당 기초단체 및 조례규칙심의위원회와 의회의 의견을 청취한 뒤 이를 토대로 이달 말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시 내부적으로도 기념탑의 역사성, 상징성에 문제가 있고 기념탑 일대 교통문제에 대해서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기념탑을 철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음을 내비쳤다.
이 관계자는 “기념탑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조형물인 만큼 신중을 기한다는 차원에서 해당 자치단체 및 의회의 의견 등을 청취하기로 한 것”이라며 “하지만 철거를 요구하는 시민여론이 더 높은 만큼 여론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시가 실시한 사이버 설문조사에서도 기념탑을 철거하자는 의견(40%)이 '존치하자'(32.5%), '이전하자'(25%)는 의견보다 앞섰고, 시민토론회에서도 참석자 대부분이 현 기념탑의 역사성, 상징성, 접근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한 만큼 기념탑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게 시 안팎의 관측이다.
기념탑 철거운동을 벌여온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의 관계자는 “사이버 설문조사, 시민대토론회 등 공론화 작업을 통해 기념탑 철거의 당위성은 충분히 확보됐다고 본다”며 “치욕의 역사를 상징하는 기념탑의 철거를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시가 만약 기념탑에 대한 정책결정을 미룰 경우, 기념탑 위에 텐트를 쳐놓고 농성을 벌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