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대우자동차판매(주) 노조 또한 구조조정에 반발, 파업에 돌입하는 등 생산과 판매에서 모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안으로 대우차-채권단-미국 GM(제너럴모터스) 간에 마무리 할 예정이었던 본계약 체결이 해를 넘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부품공급 중단으로 전공장 가동중단=대우차 협력업체들의 모임인 '협신회'는 정리채권의 추가 변제 등을 요구하며 11일부터 부품공급을 중단했다. 이로써 매그너스·레간자·라노스를 생산하는 부평공장과 레조·누비라를 조립하는 군산공장, 마티즈 생산라인이 있는 창원공장 등 대우차 전 공장의 가동이 이날부터 중단됐다.
'협신회'는 부도 전 대우차로부터 받지 못한 잔여 상거래 정리채권 1조5천억원을 미국 GM과의 본계약 내용에 포함해 전액 변제할 때까지 대우차 전 공장에 대해 무기한 부품 공급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협신회는 지난 5월 산업은행이 지원책으로 약속한 1천223억원의 자금대출을 즉각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우차 관계자는 “현재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협신회로서도 공장의 가동중단이 목적이 아닌 만큼 공급중단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노사협상도 원점=대우차 노사는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9차례에 걸쳐 단체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단체협상의 최대 쟁점인 단체협약 개정 문제를 놓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일부에선 자칫 단체협상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이번 협상에서 노사가 날카롭게 맞서고 있는 부분은 노조의 경영참여, 고용승계 및 노동조합 승계와 관련한 단체협약 내용을 개정하는 문제. 회사측이 제시한 단체협약 개정안에 따르면 회사의 합병, 정리, 해산, 양도 및 공장이전, 사업자 단위 및 차종 단위의 사업 양도, 조합원과 관련된 모든 작업 또는 일부를 외주처리할 때 이전에는 사전 합의사항이었지만 '조합에 통보 후 협의'로 변경됐다. 회사를 타인에게 양도 또는 매각하고자 할 때에는 고용승계, 근로조건, 단체협약 및 노동조합 승계 등도 자동승계에서 관련법에 따른다로 완화됐다.
사측이 이같은 개정안을 제시한 것은 GM측이 지난 9월21일 채권단과 맺은 양해각서에서 대우차 단체협약중 경영·인사권을 침해하는 부분을 제외해줄 것을 본계약 체결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반면 노조는 대우차가 GM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고용승계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고용승계와 노동조합 승계를 본계약에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회사측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대우차판매 파업, 판매에도 차질=대우차판매 노조도 회사의 구조조정 계획에 반발, 임금체계 개편 철회 및 경영진 퇴진 등을 요구하며 11일부터 판매를 중단하고 파업에 들어갔다. 회사측은 직영 영업사원에 대한 기본급 및 능력급의 비중을 8대2에서 3대7로 전환키로 하고 이들을 상대로 개별동의서를 받고 있으나 2천명 가운데 600여명이 동의서를 내지 않자 최근 노조에 정리해고 방침을 통보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회사의 임금체계 개편의도는 결국 GM이 원하는대로 직영점을 모두 판매대리점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조합원의 안정적인 생활은 불가능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성수동 GM지사에서 노조원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