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직장협의회 결성과 함께 각 직협이 앞다퉈 개설했던 인터넷 홈페이지에 최근 특정인에 대한 음해성 발언과 욕설이 난무해 네티즌들에게 비난을 받고 있다.
주부 김모(35·부평구 부평6동)씨는 지난달 29일 쓰레기 무단투기 단속을 강화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려고 부평구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직장협의회 자유발언대를 클릭한 뒤 눈살을 찌푸렸다. 구 공무원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못말리는 6급팀장의 하루'라는 제목의 글이 처음부터 끝까지 험담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상사의 불성실한 근무를 비판하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공직협 홈페이지가 욕설과 저질스런 글로 얼룩져 실망했다”며 “결국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꼴이라는 걸 아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이날 부평구 직협 홈페이지내 자유발언대엔 '정신 못차린 고위간부가 H향우회 직원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실리자 '이간질하는 ×은 도끼맛을 볼 것'이라고 협박하는 등 심각한 수준의 언어폭력이 난무했다. 또 직협을 비난하는 글에 '자신있으면 나서서 해라. ××아', '×주접 떨지마라' 등 저질스런 글이 잇따랐다.
이처럼 직협 홈페이지 자유발언대에 실리는 글들이 상사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욕설, 근거없는 험담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공무원들이 오히려 사이버 폭력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연수구 직협 홈페이지도 마찬가지. 자유마당을 클릭하자 간부 공무원 7명을 '7인방'으로 지목하고 비난하는 글 내용 중 '나이로 2번째 놈' 등 상급자에 대한 욕설과 폭언이 끊이지 않았다.
인사발령 등에 불만을 품고 자치단체장이 주민들에게 향응을 제공하는 등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허위로 고발하는 글도 있다. 지난달 20일 남구 직협 홈페이지 열린마당엔 '구청장이 주안2동 K갈비집에서 모산악회원과 구의원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음식을 제공하고 참석자들에게 손가방을 돌렸다'는 내용의 글이 실려 파문을 일으켰다. 관할 선관위가 조사를 벌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구청장은 해명을 하느라 연말까지 진땀을 흘렸다.
한 공직협 관계자는 “문제가 있으면 논리정연하게 반박하는 등 홈페이지를 열린 마당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공직협 홈페이지 '난장판'
입력 2002-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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