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은 인천 생태계의 생물 서식·이동에도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으며 대기오염 물질의 정화 등 환경보전적 가치, 그리고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서 삶의 질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문학산엔 현재 노린재 나무, 둥글레 등 100여종의 식물들이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는 것으로 환경단체는 파악한다.
대한식물협회에 따르면 문학산은 수령 300년 이상의 갈참나무를 비롯해 산벚나무, 잣나무, 리기다소나무, 오이풀, 영지·상황버섯, 딱총나무 등 다양한 식생을 보이고 있다.
등산로 외에는 산림이 빽빽해 통행마저 어려울 정도인데, 대다수 식물학자들은 도심 한가운데 문학산이 서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산림을 이루고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해 4월부터 2개월동안 가톨릭환경연대가 문학산의 식생구조를 조사한 결과 주요 수종의 나이는 ▲리기다소나무 26~39년생 ▲갈참나무 26~28년생 ▲상수리나무 19~33년생 ▲물오리나무 26~31년생 ▲아카시나무 21~24년생 ▲팥배나무 28년생 등으로 측정됐다.
(식생도 참조)
이같은 산림을 서식처로 다양한 생물이 살아간다. 천연기념물 제323호인 붉은배새매와 소쩍새(천연기념물 324호), 딱따구리 등 47종의 각종 자연보호조와 꽃뱀의 일종인 유혈목이, 청설모(포유류), 맹꽁이(양서류) 등 20여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된 상태.
특히 대한조류협회가 지난 99년 문학산 일대에 대한 생태계를 수년동안 조사한 결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남지나를 서식지로 하는 나그네새들이 번식을 위해 3월부터 5월 사이 오호츠크해 주변 캄차카반도 등으로 이동할 때 문학산이 중요한 간이역 노릇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인천의 주산(主山)'인 문학산은 지난 80년대부터 개발정책의 미명 아래 산림을 마구 훼손, 생태계를 망가트리고 있어 시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한다.
인천지역 15개 자연공원 중 둘째로 넓은 규모를 자랑하지만 대규모 인구유입과 그에 따른 도로·주거단지 확보를 위한 산림 훼손, 이용객의 지나친 탐방 등 때문에 문학산의 생태계는 갈수록 빈약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된 면적 가운데 산림 하부 저지대엔 대부분 아파트 등 주거 시설이 들어서면서 산림을 훼손하고 계곡부의 수계를 교란했으며, 제2경인고속도로가 문학산을 남북으로 끊어놓는 바람에 생물이동과 지하수계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환경단체에선 도시자연공원에 걸맞지 않는 체력단련 시설을 산 곳곳에 만들어 놓음으로써 생태계를 망가트렸고 산을 관통하는 문학산 터널공사로 주변 산림을 엄청나게 파괴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산 정상에 장기간 군부대가 주둔하면서 정상부 생태계를 초토화한 것은 물론 부대 주변 산림식생도 완전히 사라지게 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또 2000년 8월부터 산 북쪽 경사면의 관목들을 없애 교목만 남아 있으며, 곳에 따라 문학산 식생구조와 어울리지 않는 잣나무 등의 조림으로 이질감을 초래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말 월드컵 문학경기장을 완공하면서 숲 절대면적의 축소와 함께 토양의 산성화 등으로 대표되는 문학산 생태계의 쇠퇴현상은 더욱 깊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가톨릭환경연대가 지난해 인천의 숲 보전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인천의 녹지축 잇기와 숲살리기'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문학산 보전과 복원을 위한 환경운동을 펼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인천지역의 S자 녹지축을 따라 실태조사를 벌이는 등 종주행사를 마련한데 이어 식생의 변화 추이 모니터링, 생태학교 개설 등을 통해 시민들의 '산사랑'을 유도하고 있다.
가톨릭환경연대 권창식(31)사무차장은 “실태를 조사한 결과 문학산 자연생태계의 순환성과 독립성이 심각할 정도로 망가져 원형을 찾아 보기 힘들 정도”라며 “문학산을 되살리기 위해선 환경보호정책을 다각적으로 세우고 시민들의 동참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가톨릭환경연대 '문학산 이용자 실태' 조사
문학산을 주로 오르는 연령층은?
이 문제에 대한 답은 가톨릭환경연대가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문학산을 찾은 시민 1천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문학산 이용자실태' 설문조사에서 잘 나타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40대가 339명으로 가장 많았고 30대(225명)와 50대(220명), 60대(105명)등의 순으로 나타나 30~40대가 문학산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