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아파트 숲속의 편안한 쉼터'.
 시영 임대아파트인 연수1차 아파트 주민들은 연수종합사회복지관(관장·박병만)을 이렇게 여긴다.
 고층 아파트에 둘러싸인 빨간 벽돌의 3층 건물은 삭막한 아파트 단지의 분위기를 바꾸는 활력소다. 건물의 외형이 주는 인상뿐만 아니다. 서로 보듬고 살아가는 모습이 더욱 정겨운 곳이 바로 연수종합사회복지관이다.
지난 91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문을 연 연수종합복지관은 그동안 주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이곳 사회복지사들은 인천지역 사회복지시설 가운데 연수종합사회복지관이 '앞장'을 서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한다. 1층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띄는 101호 교실은 노인정. 여기선 '노인'이란 말보다는 '어르신'이란 표현을 쓴다. 나이들어 늙었다는 표현보다는 인생의 선배로, 부모로 대하자는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주변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저소득층이나 한 부모가정(편부, 편모)이에요. 자칫 소외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더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김호기 총무팀장의 얘기다.
그는 “연수종합사회복지관은 저소득층의 자립을 지원하고 아동, 청소년, 노인, 장애인 및 지역 사회의 각 분야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하기 위해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수종합사회복지관은 다른 지역과 달리 노인들이 많은 곳이어서 이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성치매를 담당하는 연수사랑방은 '8020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80세의 노인을 20세의 젊은이처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곳에선 물리·한방치료, 식사제공 등을 맡고 있다.
청소년을 위해서도 현장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교사회사업은 학교와 연계해 학교에서 처벌을 받은 학생들을 모아 사회봉사활동을 펼치는 한편 정신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또 재입학생(복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적응 훈련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 밖에 어린이 찾아주기,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등을 청소년으로 구성한 자원봉사단과 함께 운영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혼이나 실직으로 자녀를 돌보지 못하는 가정을 위해 대리가정을 지정, 시설원에 보내지 않고 돌봐주는 '희망의 둥지' 프로그램도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2명의 아이들을 대리가정에 위탁해 이 중 한 명을 부모에게 돌려보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모자가정을 위한 자활프로그램은 그룹별로 강사를 지정, 자활을 지원하고 있지만 단순한 교육만 실시하는 게 아니다. 사정이 비슷한 가정끼리 만남을 주선해 서로 의지하고 격려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생계 때문에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는 가정을 위해선 방과 후 학습지도를 실시한다.
연수종합사회복지관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장애인을 위한 무료 치과진료. 연세대 치대 출신 가운데 인천지역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7명의 전문의들이 지난 93년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무료봉사에 나선다. 여기에 간호사 출신의 자원봉사 20여명도 순번을 정해 치료를 도와 사회복지사들에게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장애인들은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하기 일쑤인데다 특히 치과치료는 더 힘들기 때문에 자원봉사 의료진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사회복지사들의 얘기다.
김은숙 사회복지팀장은 “많은 월급이나 큰 보람을 원했다면 봉사활동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삶의 지혜를 배워나갈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