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냉동 보세 창고에 유해성분이 검출됐거나 통관 기간이 넘은 수입 농수산물 19만여㎏이 반송 또는 폐기되지 않은 채 최고 4년이상 방치, 수입 통관 업무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와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K사에서 H사로 최근 경영권이 넘어간 인천시 중구 항동 H 냉동창고에 지난 97년 이후 수입한 농수산물 가운데 반송·폐기 처분해야 할 화물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
현재 이 창고에는 W물산이 수입한 냉동 새우 7천743㎏를 비롯해 D통상의 냉동 마늘 2만4천200㎏, S교역과 S상사의 염장 새우 7만2천800㎏, I무역의 냉동 가리비, 꽃게 1천862㎏, U사의 복어 5천292㎏, H유통의 냉동 낙지 1만6천㎏ 등 반송 또는 폐기 대상 화물 19만1천여㎏이 쌓여 있다. 이 농수산물의 반입시기는 대부분 지난 97년 7월~2000년 11월 사이다.
이 가운데 지난 2000년 6월 D통상이 들여온 냉동 수산물 1만472㎏ 등 상당량에선 정밀 검역 결과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나왔지만 반송하거나 폐기하지 않은 것이어서 시중에 유통할 경우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게다가 이 냉동 창고는 수입 통관 절차를 마치지 않은 외국 화물을 보관하는 보세 창고로 지정됐으나 인천세관측은 반송·폐기처분 화물에 대한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보세창고의 지도·감독이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관련 법규에는 반송 또는 폐기처분 명령을 받은 화물의 경우 화주가 일반 화물은 15일, 보세창고 화물은 6개월 이내에 반송하거나 소각·퇴비화하는 등의 절차를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H창고 관계자는 “회사를 인수해 창고 화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반송 또는 폐기처분했어야 하는 화물이 나와 자체 분석중”이라며 “전 창고 주인이 정확한 화물 입·반출 정보를 주지 않아 반송·폐기 처분할 화물을 정확히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인천세관 관계자는 “화물이 반입된 지 오래됐다는 사실은 알고 있으나 반송·폐기처분할 화물의 여부는 잘 모르고 있다”며 “화주가 반송이나 폐기 처분을 받고 신고하지 않을 경우 세관에서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