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연수구 동춘동 송도비치호텔에 볼일을 보러 갔던 심모(33·남동구 구월동)씨는 황당한 일을 당했다. 일을 마치고 흥륜사 입구에서 버스를 기다렸으나 무려 1시간이 지나도 차가 오지 않은 것이다.
분명 버스정류장을 알리는 표지판을 세워놓았고 '송도유원지~신포시장~독쟁이'라는 노선 안내까지 있었다. 기다리다 지친 심씨는 인근 슈퍼에 들러 9번 노선버스의 배차간격을 물어보았다. 그러자 슈퍼 주인은 “버스가 다니지 않은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심씨는 “노선을 폐지했으면 당연히 정류장 표지판을 철거해 시민에게 혼란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지 않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심씨처럼 정류장 표지판만 믿고 버스를 기다리다 시간만 허비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게 슈퍼 주인 김모(38)씨의 얘기다. 김씨는 “청량산 산행객들 중에 문의를 하는 사람이 많다”며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는 황당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9번(동춘동~동인천) 노선을 운행하는 (주)인천버스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채산성이 없어 일부 노선을 폐지하고 송도유원지에서 30분 간격으로 흥륜사나 소암마을 방면으로 무료 봉고차를 운행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즉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천시 담당자는 “(주)인천버스측에서 노선 변경 신청을 한 적이 없다”며 “결행 부분에 대해선 관할 구청에서 단속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연수구 관계자는 “버스운송사업조합측에 정류장 표지판을 철거하도록 지도하겠다”며 “업체에서 계속 노선 폐지를 원하고 있어 이를 시에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버스노선 슬그머니 폐지 말썽
입력 2002-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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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3-1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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