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도 대비해야 하고, 6·13 지방선거도 준비해야 하는데 직원은 모자라고 걱정이 태산입니다….”
남구 문학동사무소 직원의 하소연이다. 문학동사무소 관내엔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문학경기장이 있는데다 다세대주택이 크게 늘면서 업무가 폭주하고 있는 상태. 지난해 초 7천여명이었던 인구가 올들어 두배 이상인 1만5천여명으로 증가했을 정도다. 코 앞에 닥친 월드컵과 지방선거 관련 업무를 생각하면 동사무소 직원들은 한숨부터 나온다며 머리를 흔든다.
또 남동구 K동사무소의 경우 요즘 8명의 직원 중 출장 3명, 주민등록등·초본 등 각종 서류 발급 직원 2명 등을 빼고 나면 지역에서 벌어지는 행사들을 챙기기에 역부족이다. 김모(55) 동장은 “민원 현장을 둘러보고 각종 출장 업무 등을 하다 보면 다른 일엔 엄두도 못낸다”며 “월드컵과 지방선거를 어떻게 치러야 할 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인천지역 각 동사무소가 이처럼 업무폭주에 시달리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동사무소 직원들은 월드컵과 지방선거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인력이 너무 부족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한다.
28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는 6월 780곳의 투표소에서 일제히 치르는 지방선거에 대비해 구·군별로 선거준비를 총괄하는 대행 투표구를 동사무소마다 설치할 계획이다. 또 선거 40일 전부터는 투표소마다 간사와 서기를 1명씩 두고 투표소를 관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하지만 지난 2000년 동사무소의 기능을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면서부터 한때 평균 10~15명에 달하던 직원이 3분의 2 수준인 7~9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또한 남아있는 동사무소 직원 일부가 사회복지직이어서 본격적인 선거기간에 들어가면 투표소 관리를 맡을 직원조차 배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동사무소별 직원현황을 보면 문학동사무소 7명(동장포함), 부평구 갈산1동 8명, 남동구 간석2동 9명 등 대부분 7~9명(사회복지직 1~3명 포함)에 불과하다.
남구 동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동사무소를 주민자치센터로 전환하면서 선거사무도 구청으로 옮겨갔지만 사실상 선거가 본격화하면 선거인명부 및 투표소관리는 결국 동사무소 일손을 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인원으로 월드컵 경기에 대비하고 선거업무까지 맡긴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