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를 한 눈에…'.
동구 만석동사무소가 인천지역에서 처음으로 동(洞) 홈페이지를 개설해 관심을 끌고 있다.

만석동 주민자치센터에선 지난 26일 관계 공무원과 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홈페이지 구축에 따른 시연회가 열렸다.

모인 사람들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소식과 역사가 홈페이지에 펼쳐지자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홈페이지는 각종 관내 기관과 이웃, 행사 등을 소개하고 있다. 주민복지 안내와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만석동의 역사, 구청과 동사무소에서 하는 일 등이 상세히 올라 있다.

특히 소설의 배경이자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의 촬영지였던 만석동 괭이부리에 대한 설명과 주변문화재, 만석부두, 관내 기업에서의 생산품, 음식업소 등도 안내하는 등 지역의 길라잡이 노릇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평을 들었다.

더욱 의미있는 것은 홈페이지 제작을 동사무소 직원이 손수 했다는 사실이다. 이상민(35)씨가 그 주인공. 이씨는 지난해 3월 부모의 지병과 아내의 투병으로 더 이상 직장생활을 계속하기 힘들었다. 어린 자녀를 돌보며 부모와 아내의 간병을 하다 보니 자기 몸마저 점점 쇠약해졌다. 결국 간병휴가를 내고 '수신제가'에 들어갔다. 그의 지극 정성에 감동한 듯 휴직 2개월여만에 부모와 아내의 병세가 호전됐다.

다소 여유가 생긴 그는 직장에 도움을 주고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다. 평소 관심이 많았던 웹마스터 과정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시간도 시간이지만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인천엔 마땅한 학원이 없어 서울로 다녀야 했고 대개 6개 정도의 과목이 있는 웹마스터 과정은 수강료가 과목당 35만여원으로 비쌌다.

하지만 이같은 장애도 그의 배움에 대한 열망을 꺾진 못했다. 지난해 11월 복직한 이씨는 곧바로 홈페이지 제작 작업에 들어갔다.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어서 주로 일과 시간 이후 집에서 작업에 몰두했다. 드디어 지난 26일 자신의 작품을 선보이던 날 그는 가슴뭉클함을 느꼈다. 단순히 성취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주민들이 지역의 역사와 소식을 손쉽게 접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각종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데다 24시간 주민과의 쌍방향 통신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공지사항이 있을 때도 일일이 통장에게 전화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지게 됐다. 통장교육을 통해 매일 1회 이상 홈페이지를 검색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신속하게 공지사항을 전달할 계획이다.

“배우고 익힌 기술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게 돼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앞으로 업무 단순화를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업무를 아는 이가 프로그램을 개발했을 때 실용성을 배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소신. “업무와 관련한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해 행정업무를 단순화함으로써 저비용 고효율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 몫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