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미혼모들로 인한 사회문제가 심각하다.

미혼모는 낙태, 국내외 입양, 청소년비행, 윤락 등의 길로 이어지는 2·3차적 사회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미혼모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면서 가정몰락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실태
인천지역에는 공식적인 미혼모 수용시설이 없다. 시나 여성단체에서도 미혼모에 대한 실태조사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와 여성복지단체에서는 지역 해외입양기관이나 여성복지관 상담소, 구·군에서 파악되고 있는 입양아 신고 건수로 미혼모 수를 파악하고 있다. 이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신고된 미혼모는 310명, 2001년 303명으로 매년 300여명의 미혼모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구 도원동에 있는 비인가시설인 천주교인천교구 사회복지단체인 '자모원'에 따르면 현재 입소중인 미혼모는 6명으로 지난 99년부터 지금까지 170여명의 미혼모가 이 곳을 거쳐갔다. 이중 15~19세는 70%, 20대는 30%로 10대 비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균 18~19세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모원 관계자는 “10대 미혼모들의 상담 건수는 한달 평균 15명 정도에 이른다”며 “이중 낙태를 원해 상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파악된 10대 미혼모는 99년부터 2000년까지 13~18세가 총 1천17명이었으며 이 중 688명이 학업을 중단한 상태였는데 이유는 임신 전 중퇴(613명), 임신 후 자퇴(48명), 임신 후 퇴학(27명) 등이다. 복학률은 4명 중 1명 꼴에 그쳤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10대 미혼모의 경우 낙태가 일반화돼 있어 현재 파악되고 있는 수보다 최소 3배 이상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례 및 문제점
여성단체에서는 “미혼모를 도덕적인 범죄자로 취급하는 사회적 편견이 미혼모를 양산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미혼모들은 대부분 자신이 낳은 아이들을 버리거나 입양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6년 당시 여고 1년생이던 김모(22)씨는 여름방학 때 낳은 남자 아이가 6년이 지난 지금 온갖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출생 당시 이 아이는 3.6㎏의 매우 건강한 상태였으나 지금은 언청이, 안면기형 등의 장애를 겪고 있어 해외입양을 고려중이다.

김씨는 한 입양상담소를 찾아 “아이를 직접 키우고 싶었으나 경제적 능력이나 편모와 장애에 대한 사회적 편견 때문에 입양을 생각하게 됐다”며 “복지시설에 수용을 알아봤지만 받아주는 곳이 없어 피치못할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한다.

김모(21)씨도 2살난 아이 문제로 얼마전 서울의 한 미혼모시설에 입소했다고 한다. 18세에 가출한 뒤 사귀던 남자와 헤어져 아이를 낳은 이후 유흥업소를 다니며 생계를 유지했으나 빚이 늘어나면서 결국 사기혐의로 고소를 당해 시설원 입소를 결정했다는 것.

미혼모가 안고 있는 또다른 문제는 미혼모 대부분이 어린 나이인데다 경제적 능력 부족 때문에 낙태를 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를 보면 낙태로 인해 사라지는 아이가 한해 200만명, 연간 출생아수인 60여만명의 3배를 넘어서고 있다.

◇해결방안은 없나=낙태 종용이나 입양알선만으로는 미혼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게 여성단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들 관계자들은 “옳고 그름을 떠나 현실적으로 혼외임신이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낙태나 미혼모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라는 사실 인식부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더욱 큰 문제는 여성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고 있는 사회풍조가 낙태나 미혼모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