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런 5월의 바다내음을 맡으며 맨발로 개펄을 거닐고 염전 체험도 즐길 수 있는 남동구 논현동 소래포구 주변의 해양생태공원. 아이들의 눈엔 이 곳 풍경이 마냥 신기하기만하다.
아름미술학원 원생(4~7세) 65명을 데리고 해양생태공원 학습장을 찾은 김태호(46) 교사는 개펄을 처음 접한 아이들의 질문에 정신이 없다. 물음에 일일이 답하는 그 역시 맨발로 개펄에 뛰어들어 아이들과 뒹굴면서 아이들처럼 즐거워한다.
개펄에 발이 푹푹 빠지고 얼굴엔 온통 개흙으로 범벅된 아이들은 시간가는 줄 모르고 체험학습에 푹 빠져 있다.
“선생님, 흙에서 지렁이가 나왔는데요, 지렁이가 막 물총을 쏴요….”
갯지렁이를 보고 신기해 하던 성록(6·바다반)이가 불쑥 꺼낸 말이다.
“갯지렁이는 물을 좋아하는데 지금은 성록이를 보고 반갑다고 인사하는 거야”라고 방윤희(21) 교사가 설명하자 아이들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인다.
다른 한 편에 마련된 염전체험장. 의왕시에서 온 하나둘셋미술학원 선생님과 원생 120여명은 바둑판 모양으로 생긴 염전과 바닷물을 퍼올리는 물레방아, 밀짚모자를 쓰고 가래로 소금을 긁어 모으는 아저씨, 허름한 소금창고까지 소금을 실어나르던 작은 철로 등을 구경하며 신기해 한다.
생태공원의 전체 넓이는 44만8천여평. 이 곳을 찾는 40대 이상 어른들은 어릴 적 염전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향수에 젖기도 한다. 여기선 폐염전의 일부를 살리고 거기에 소래 갯골의 바닷물을 끌어들여 하루 600㎏ 이상의 소금을 생산한다. 오후 서너시 쯤엔 바닷물이 증발되고 남은 소금을 가래로 긁어들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금창고에 쌓인 소금을 관찰하고 바닷물을 맛본 아이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우와, 하늘에서 내리는 눈하고 똑같다. 그럼 소금으로 눈사람도 만들 수 있겠네요? 아니야, 김치만들 때 넣는 게 소금이야. 계란과 같이 먹는 게 소금이야….”
이은주(35·하나둘셋 미술학원) 교사는 “매년 아이들과 함께 생태공원을 찾는 데 소금창고를 다녀간 아이들은 해가 지나도 이 곳을 잊지 않는다”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맑은 웃음을 짓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 정말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곳에는 맨발로 걷는 2㎞의 산책로와 NGO 생태학습장도 있다. 산책로를 걸으면 갈대숲과 철새들을 만날 수 있고 NGO생태학습장에 전시된 환경관련 그림과 사진들을 보며 도심의 스트레스를 잠시 날려 버릴 수 있다. 문의:453-26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