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동구
▲임노순(50·간석4동·인천문예창작대학장)
남동구는 '문화 선진구'로 일컬어져 왔다. 그 이유는 우수한 문화예술의 인적자원이 다른 구에 비해 많으며 지방자치제가 시행되기 전부터 전국 최초의 구단위 문화예술회가 결성될 정도로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선 구청장이 탄생하면서 정치적 성향 때문인지 몰라도 문화예술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선거공약에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 추진' 또는 '향토 문화 예술의 창달'이라는 막연한 용어를 쓰고 있지만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셈이 되었다. 각종 행사도 의례적이거나 연례적으로 생각되는 몇가지를 시행하고 있을 뿐이다. 삶의 질을 높이고 건강한 사회가 이뤄지려면 민생문제만큼 지역 문화·예술도 같이 다루는 구청장이 당선돼야 한다. 예를 들어 중앙공원에 '시(詩)의 거리'를 조성하고, 예술작품전도 사람들이 모이는 공원을 활용해 전시하는 등 자연스럽고도 주민 가까이 다가가는 행정을 펼치는 구청장 말이다. 문화·예술이 뒷전으로 밀리면 범죄나 사회악이 더 늘어난다는 평범한 사실을 늘 생각하는 그런 구청장을 원한다.
▲정은경(39·만수4동·주부)
어떤 사람이 구청장이 되어야 할까. 언젠가 본 외국영화가 생각난다. 화산폭발을 다룬 재난영화였는데, 그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골 소도시의 시장은 작은 커피숍을 경영하는 여자다. 한창 관광도시로 주가를 올릴 때 화산 폭발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자 시장은 경제적 이익보다는 시민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린다. 영화를 보면서 한 마을, 한 도시의 행정을 책임지는 단체장의 새로운 모델을 찾을 수 있었다. 우선 평상시에는 자기 가게를 운영하는 그 소박함과 청렴함이다. 단체장에게 요구되는 가장 큰 덕목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둘째, 단체장은 시민에게 봉사하는 직책이란 것이다. 영화속 여시장은 평상시 시민들과 똑같이 말하고 즐기는 시민이고, 다른 게 있다면 주민들을 위한 봉사의 시간을 좀더 많이 갖는다는 것. 단체장은 주민들의 생활에 뿌리박고 주민을 위한 봉사정신을 가져야 한다. 셋째, 의사결정시 과시적인 수치나 결과보다는 주민들의 안전, 실익이 어디에 있는가를 파악하고 과감하게 결정을 내리는 구청장을 구민들은 원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민의 생활을 우선시하는 실질적인 정책과 행정을 펴는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
▲박현주(27·논현동·회사원)
남동구는 인천의 행정·유통 중심지다. 시청이 있고, 인천경찰청이 곧 옮겨 오며 우리나라 최대의 중소기업 공단이 자리잡고 있는 등 광역시 못지않은 외형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논현택지지구가 들어서면 상주 인구면에서도 인천에서 가장 큰 기초단체가 된다. 그러나 장애우 등 소외계층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거의 제로 수준이다. 그나마 있는 장애우 편의시설은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보행로도 휠체어나 보조기구를 이용해 다니기엔 너무 힘겨워 보인다. 더욱이 휠체어나 보조기구 이용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땐 안쓰럽기 짝이 없다. 또 저소득층에 대한 생계지원도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거창한 개발사업 등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는 후보보다 장애우 등 소외받는 이들이 서로 어울려 자신감을 키우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구청장을 바란다. 소외계층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과 실질적인 지원사업을 펴는 구청장을 원한다.
◆ 부평구
▲이범호(45·부평1동·부평구축제추진위원회기획단장)
이런 사회에서 살고 싶다. 열심히 땀흘려 일하며 가족들이 알콩달콩 단란하게 살 수 있는 사회, 내 생활이 조금 어렵더라도 어려운 이웃을 찾아 아픔을 함께 한 후 저녁자리에서 아이들과 경험담을 주고 받으며 정겨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회 말이다. 조금 여유를 부리면, 가족들과 손잡고 근처의 푸른 공원으로 걸어나가 자그마한 음악회를 즐기며 노동 뒤에 달콤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사회를 원한다. 이런 꿈을 현실로 바꾸는 것은 지도자만의 몫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같이 행동했을 때 그 꿈은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비전을 제시하고 시민들의 힘을 결집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정하는 것은 지도자의 몫이자 공복들의 사명이다. 문화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의 근원이다. 복잡해지고 어려워진 우리 삶에 적응하기 위해선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해야 한다. 또 문화적 콘텐츠를 채웠을 때 부평의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따뜻한 시선으로 문화의 바탕적 요소를 부평 전반에 뿌려놓을 수 있는 구청장을 바란다.
▲전보영(32·주부·부개3동)
아파트 단지에서 시끄러운 유세소리에 잠든 아이가 놀라서 깰 때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음을 새삼 느낀다. 주택가에서 너무 시끄럽게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실 선거철만 되면 후보들이 목청껏 여러가지 공약을 발표하지만 모든 공약
[이런 단체장을 원한다 - 남동구·부평구] 문화적 식견 갖춘 행정전문가
입력 2002-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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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06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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