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중구 신선초교 학생들이 위험스럽게 대형 화물차들 사이로 하교하고 있다.
“아이를 학교에 보낼 때마다 불안해요. 그렇다고 매일 데려다 줄 수도 없고….”

남구 용현5동 금호2차 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모(35)씨는 지난 3월 개교한 신선초등학교에 아들(9)을 보내면서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김씨뿐만이 아니다. 신선초교가 새로 문을 연 이후 이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 인근 학부모들도 늘 불안하긴 마찬가지. 집에서 학교까지 가는 길이 아이들에겐 워낙 위험하기 때문이다.

신선초교(중구 신흥동 3가 31의 8)는 학교 설립부터 말썽을 빚었다. 주변이 대형 컨테이너 창고와 공장, 운수회사에 둘러싸여 학교 건물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다. 인근에 사는 학부모들은 학교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학교를 다른 곳에 지어야 한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이 학교에 보내지 않으려고 아예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할 만큼 심각한 통학 안전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교육청은 이같은 요구를 묵살하고 이미 십수년전에 학교 터를 매입한 이유를 들어 학교를 신축했다.

지난 21일 낮 12시20분께 대형 컨테이너 박스 숲에 둘러싸인 신선초교 정문에서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정문을 나섰다. 정문에서 횡단보도까지 이르는 20여m 비포장 도로에는 차량 한대가 지나가며 흙먼지가 날렸다. 도로 양 옆에는 대형 화물차와 대형컨테이너가 줄지어 서 있었다. 주위여건이 위험물 투성이다. 도로 옆 배수갑문 철조망 주변에는 인근에서 버린 쓰레기더미가 쌓여 있었고 웅덩이에선 쓰레기가 썩는 악취가 풍겼다.

“어느 부모가 이런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고 싶겠습니까? 도대체 아이들을 위한 안전시설이라곤 찾아볼 수 없으니….”

학부모 박모(36·여)씨는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아이들이 제대로 수업을 받을 수 있겠느냐”며 “교육청이나 시에서도 관심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인근 금호2차 아파트에서 신선초등학교까지 직선거리는 600여m 정도지만 학교에 가려면 횡단보도 3곳을 건너야 한다. 더욱이 학교 위치가 인근 경인고속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를 통해 인천항을 출입하는 대형화물 차량의 운행이 많은 곳이어서 보행시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높다.

더 큰 문제는 이 곳을 통행하는 화물차 운전자들이 대부분 인근에 초등학교가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안전표지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처음에는 아이들 통학문제로 걱정을 많이 했다”며 “그러나 요즘엔 아이들이 조심하고 있어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해 안전불감증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자녀들의 안전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교육청은 이 곳에 보도육교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그 것만으론 부족하다며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안전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 최모(39)씨는 “도로 주변에 화물차나 컨테이너박스를 방치하지 못하도록 하고 학교 주변 횡단보도에도 어린이 통행 안전표지판 등을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며 “아울러 학교 정문에서 횡단보도까지 이르는 도로를 재정비해 인도를 만들고 안전철망을 만들어 학생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