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공직사회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조만간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신임 단체장들이 저마다 부패척결 등 공직기강 확립과 투명한 행정을 펼칠 것을 주문하는 등 내부 문제점 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남동구 직원들은 얼마 전 윤태진 구청장이 각 부서에 당선인사를 다니며 '뼈 있는' 말을 한 이후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윤 구청장은 “지역 주민들이 공무원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리 곱지 않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열심히 일하라”고 했다. 특히 윤구청장은 “선거현장에서 아직도 구에 부조리가 잔존한다는 주민들의 소리를 들었다”며 건축, 건설과 등 모든 인·허가 부서에 대한 특별감사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실태 파악을 위한 감사가 진행중이다. 구 관계자는 “특별한 문제점이 드러나 감사를 하는 건 아니고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차원의 감사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서구는 이학재 구청장이 취임 전 환경단체에서 활동해 환경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 때문인지 환경위생과와 청소행정과 직원들의 근무태도가 확 바뀌었다. 종전엔 주민신고가 들어와도 서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곧바로 현장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미루기 일쑤였으나 요즘은 모든 민원을 즉시 처리하고 있다. 실제로 3일 오전 11시50분께 청소과에 “D건설이 석남2동 공사현장에서 건물 터파기공사를 벌이면서 발생한 폐기물을 땅속에 그대로 묻고 있다”는 주민신고가 들어오자 1시간도 안돼 직원 3명이 현장에 출동해 사실여부를 확인했다.

권위주의적이고 구태의연한 공직문화를 지양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동구는 이화용 구청장의 지시로 본청, 동사무소, 보건소 등에 설치한 구정 홍보판에서 치적 전시용 단체장 사진을 모조리 철거한 것은 물론 앞으로도 게시하지 않기로 했다. 단체장 중심의 권위적인 분위기를 쇄신하고 주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서는 홍보판 본래의 기능을 살린다는 취지에서다.

부평구는 여성전담기구를 설치, 보육시설의 확충과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함으로써 여성의 권익신장과 사회참여를 유도해 나갈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직원들도 스스로 새롭게 변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각 구·군 인터넷 게시판엔 “공무원들의 잘못이 있다면 그에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하며, 또 주민들에게 지탄받을 행위를 했다면 내부 자정운동도 적극 펼쳐야 한다”는 자성론과 함께 “신뢰받는 공복으로 거듭 태어나자”며 공무원들의 변화를 촉구하는 쓴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또 직원들은 단체장에게 사전 인사예고제를 확대하고 주민들에게 공개하는 한편 주요보직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 등으로 투명한 인사제도를 정착해야 한다고 건의하는 등 신뢰받는 행정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인하대 사회과학부 정일섭(46) 교수는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공직사회의 움직임은 주목할 만하다”며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