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은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 단위다. 그러나 사회의 모든 분야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오늘날 우리의 가정은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같은 실상은 급증하고 있는 이혼율과 가정해체, 가정폭력 등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특히 가족끼리의 갈등에서 비롯한 방화나 아동학대, 존속살인 등 신문의 사회면을 장식하는 각종 사건들은 가정의 의미조차 무색케 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법률구조법인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부평지부(이사장·진영광 변호사)가 창립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부평지부는 지난달 24일 부평구청 7층 대강당에서 창립식을 열고 부평 4동 204의 1 우성빌딩 3층에 사무실을 마련해 법률 서비스에 들어갔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1956년 우리나라 첫 여성 변호사인 고 이태영 박사가 설립한 최초의 법률구조기관.

인간의 존엄성 수호와 법 앞의 만인평등이라는 이념을 실현한다는 취지 아래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법을 잘 몰라서 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이들의 인권옹호에 필요한 모든 법률구조사업을 무료로 제공하는 공익단체다.

산하에 각 지역별로 지부를 두고 있으며 인천에선 인천지부에 이어 부평지부가 탄생했다. 법률사무소 등이 인천 법원과 검찰청 인근에 몰려 있어 부평지역 주민들이 지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법률서비스를 받는데 어려움을 겪었던 점을 감안할 때 부평지부의 개소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부평지부가 펼칠 사업은 △법률상담 △화해조정 △무료대서 △소송구조 △가정폭력상담소의 설치 및 운영 △가사관련 법률의 제정 및 개정운동 △가정 및 여성문제에 관한 조사연구·출판·홍보·계몽활동 △가정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각종 예방사업 △인권옹호 및 법률구조사업 수행에 관한 국내기관 단체와 상호협조·연구·교류사업 등 다양하다.

현재 하루평균 전화 및 방문상담 건수는 10여건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상담수요는 급증할 전망이다.

부평지부는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김숙자·김학찬(청원치과 대표원장)·김한배(새롬산업 대표이사)씨 등 11명의 이사단과 김귀복·남승희·박순호 변호사 등 15명의 자문변호사단을 구성했으며 평생회원 30여명을 포함해 모두 120여명이 입회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여기에다 손순희(48·여)소장과 김미현(27·여)상담위원, 진달범(37) 운영실장 등이 상근을 하며, 부평지부의 실질적 운영을 맡고 있는 이들은 “가정문제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겠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시대적으로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부부간 대화의 시간이 줄어들고 자녀들은 방과 후에도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등 가정 안에서 정서적인 안정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손소장은 우리 사회 가정의 자화상을 이렇게 진단한 뒤 “우리의 작은 노력이 화목하고 평화로운 가정을 만들고 그 것이 우리 사회의 밝은 에너지로 승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