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7년 12월 사업허가가 난 동구 송림동 지하도겸 점포조성공사가 사
업시행자의 부도, 초과분양 등으로 중단된 상태에서 15년동안 난항을 거듭
하고 있다. 미준공 시설물의 사고 위험과 함께 고질적인 집단민원이 계속되
자 관리·감독 주체인 인천시는 지난해 3월 허가를 취소하고 상가가 없는
지하보도로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워 실시설계중이다.

　▲사업개요 및 추진경위=지난 87년 8월17일 동구 송림동 39 일원 3천361
평(점포 1천135평·기타 2천26평)이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됐다. 같은해 12월
12일 (주)홍보기업이 도시계획사업 시행허가를 받았으나 인근 재래시장 상
인들의 집단반발로 사업규모는 796평(점포 320평·공공시설 476평)으로 축
소됐다. 이듬해 2월3일 (주)홍보기업은 시행허가를 얻어 89년 4월30일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행자의 부도로 시행자가 계속 변경
되면서 사업기간도 5차례에 걸쳐 연장돼 93년 2월28일까지 늘어졌다.

　앞서 91년 12월26일 지하상가 분양승인이 났지만 이듬해 4월1일 초과분
양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사는 또다시 중단되기에 이른다. 결국 93년 2월28
일 송림동 지하도겸 점포조성공사는 완전히 중단됐다. 이어 재난 등 안전사
고 예방을 위해 4차에 걸쳐 응급복구공사를 진행한 후 98년 2월7일 도시계
획시설사업시행 변경허가로 사업규모가 당초 796평에서 1천612평으로 바뀌
었으나 공사를 진척하지 못하자 이마저 취소됐다.

　▲마무리 공사의 형태=결국 시는 고심끝에 상가가 없는 지하보도로 마무
리한다는 계획을 확정하고 실시설계중이다. 지난해 시는 4가지 방안을 놓
고 저울질을 했다. 미준공(796평) 상태에서 지하도의 기능으로 완공하는 방
안, 87년 8월 도시계획시설로 결정(3천361평)한 내용대로 상가가 있는 지하
도로 짓는 방안, 87년 12월 도시계획사업시행허가(796평)된 대로 상가겸 지
하도로 준공하는 방안, 지하주차장 및 지하차도로 활용하는 방안이 그것.
　그러나 지하차로 활용방안은 기둥으로 인해 차량 진·출입로를 확보할
수 없어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상가가 있는 지하보도
로 완성할 경우 수익성이 없는데다 동부·현대시장 등 인근 재래시장 상인
들의 반대가 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완공 후 분양할 때 현 피분양자
들과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수익성 없는 상
가를 위해 시비를 투입하면 비판여론도 거세질 것으로 판단, 결국 상가가
없는 지하보도로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송림로 확장공사와의 연계성=현재 시는 송림로의 노폭을 기존 25m에서
35m로 넓히는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송림동 지하도상가 사업
으로 이미 설치한 6개의 출입구 중 2개를 이전·설치해야 할 상황이다. 따
라서 가능하면 송림로 확장공사와 송림동 지하보도 변경공사를 단일공사로
묶어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성질의 차이, 사
업 착공 및 완공 시기의 차이, 설계변경 행정절차의 어려움 등으로 이 또
한 쉽지 않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완공 후 유지관리와 활용방안=완공 후 지하보도의 관리책임은 동구청장
에게 위임된다. 동구는 그러나 유지관리에 드는 비용을 시에서 지원할 것
을 요구하고 있다. 우범화 방지와 전기실, 배수펌프실, 화장실 등의 관리
를 위해 현장근무자 배치가 불가피하다는 것.

　활용방안으론 크게 2가지 방안이 거론된다. 직업안내소, 시·구정 홍보
장소, 관광안내소 등으로 쓰는 것과 희망자가 있을 경우 용도에 따라 시설
부담, 유상사용 등의 조건으로 허가하는 방안이다. 시 관계자는 “인근 재
래시장 상인들과 업종선정에 관한 협의를 거쳐 일부 구역을 대형 단일마켓
으로 임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