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를 걷는 듯한 산행'.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 석모도에 가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착각에 빠질 만큼 특이한 산행을 할 수 있다. '도대체 어떤 산행이기에 바다 위를 걷는 느낌이냐'고 묻겠지만,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가슴이 확 트이는 짜릿한 맛을 모를 터이다. 해발 308m로 그리 높지 않은 석모도의 '해명산'이 바로 그 곳이다.

◇해명산 가는 길

인천에서 김포시를 지나 48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 보면 강화대교가 나온다. 이달 말이면 강화초지대교를 이용해 더 빨리 갈 수 있다. 강화대교를 건너 2㎞쯤 직진하면 강화인삼센터가 자리잡고 있는 삼거리를 만난다. 여기서 좌회전해 84번 지방도로로 방향을 잡는다. 3㎞ 정도 진행하다 찬우물약수터 삼거리에서 우회전, 4.5㎞를 가다보면 낚시터로 유명한 인산저수지와 비선삼거리가 나온다. 좌회전을 하면 마리산이 있는 화도면 쪽. 우회전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5분 정도 달리다 보면 갯내음이 물씬 풍기는 회포리 포구에 이르게 된다. 강화읍에서 외포리까지는 약 13㎞.

외포리 선착장에 들어서면 넓은 주차장에 차선이 그려져 있다. 도착한 순서대로 승용차가 차선 줄을 따라 진입한 후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차를 세우고 표를 구입한다. 석모도행 여행의 재미는 역시 승용차를 도선에 싣고 바닷길(1.5㎞)을 건너는 것이다.

승용차를 탄 채 10여분이면 건너가는데, 배가 출발하면 갈매기떼가 제일 먼저 반긴다. 갈매기떼와 친해지려면 외포리 선착장에서 새우깡을 한봉지씩 준비하는 게 좋다. 갈매기들은 새우깡 봉지를 보면 사람 근처를 떠나지 않고 계속 맴돈다. 새우깡 봉지를 열고 새우깡을 던지면 수십마리의 갈매기떼가 힘찬 날갯짓을 하며 따라 붙는다. 새우깡을 손에 들고만 있어도 갈매기가 다가와 새우깡을 금세 먹어 치운다. 멀리 날던 갈매기도 새우깡을 발견하면 쏜살같이 달려와 새우깡을 낚아챈다. 석모도행은 이같은 진풍경으로 시작된다.

배가 석모도 선착장(석포항)에 도착하면 차량들은 해명산, 보문사, 염전, 낚시터 등지로 향하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강화 본도의 서쪽에 위치한 석모도는 갯내음 물씬한 바다구경과 함께 섬마을 아기자기한 정경을 만끽할 수 있는 강화의 명소다. 총 면적 45.523㎢에 이르는 석모도에는 3천여명(1천여가구)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바다 위를 걷는 산행

석포항에 도착한 후 포구를 벗어나 첫 갈림길에서 좌회전을 하면 골 깊은 '전득이 고개'를 넘게 된다. 전득이 고개라는 이름의 유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득이 고개가 바로 해명산 등산로의 출발점이다.

전득이 고개에 올라서면 석포항은 물론 강화 본도가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본도와 석모도를 오가는 배위에 어김없이 갈매기떼들이 새우깡을 얻어 먹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힘찬 날갯짓을 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전득이 고개에서 오솔길을 따라 해명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울창한 숲과 바위산으로 이뤄져 있어 그런지 초입은 그리 만만치 않다.

중턱쯤 올라서면, 왜 해명산에 오르는 것을 '바다위를 걷는 산행'으로 사람들이 표현하는지 금세 알 수 있다.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삼량염전의 모습은 한폭의 그림같다. 염전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분주한 손놀림은 바로 옆에서 벌어지는 일인 듯 가깝게 보인다.

사람들이 오르내리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가슴이 확 트인다. 그리고 바다 위에 서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그리 높지 않은 산과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이 그런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주변 섬들이 오밀조밀하게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어 절경을 이룬다. 산에는 기암괴석들이 생긴 그대로 놓여 있다. 산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면서 서 있는 해명산 정상은 감동 그 자체다.

정상에서 강화본도를 바라보면 바로 옆에 대섬, 소송도, 대송도 등과 더불어 크고 작은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최근에는 이색적인 느낌의 산행이 알려지면서 해명산은 심심수련 등산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해명산 인근 가볼만한 곳

석모도에서 볼 거리는 역시 보문사다. 특히 보문사 '눈썹바위'는 널리 알려져 있다. 눈썹바위에 새겨진 마애석불좌상은 금강산 표훈사 주지와 보문사 주지가 함께 조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남·서쪽 해안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눈썹바위는 서해안의 낙조관망지로도 유명하다. 남해 보리암, 낙산사 홍련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으로 꼽힌다. 보문사는 635년 신라 선덕여왕 4년 회정(懷正)이 창건했다.

보문사와 함께 석모도 유일의 해수욕장인 민머루해수욕장도 빼놓을 수 없다. 물이 빠지면 1㎞ 이상 개펄이 드러나는 민머루해수욕장은 여름이면 조개와 게 등을 잡는 개펄체험지로도 이름 나 있다.

◆ 석모도 삼량염전

석모도 삼량염전을 아십니까?

강화군 삼산면 매음리 삼량염전은 1957년 매음리 연안을 강화 부자 윤철상씨가 매립하면서 생겨났다.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