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아파트를 포함한 집값 안정대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으나 추석을 앞두고 이사철이 본격화하면서 인천지역 아파트 전세시장이 또다시 악화되고 있다. 전세가는 이미 서민들이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올랐고, 만성적인 매물난이 더 이상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올 가을 전세 아파트 구하기도 '하늘의 별따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요 아파트 밀집지역의 품귀현상 등 전세 동향을 지난 7월과 비교해 점검해봤다.

#실태

8일 부동산 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인천·경기 등 수도권 일대 아파트값 상승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9월 들어서도 연수·남동·계양지구 등 주요 중·소형 아파트 전세가는 여전히 소폭 상승 또는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전세물건 품귀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연수구에선 연수동 K아파트(27평)가 지난 7월과 비슷한 9천500만~1억50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나 이 평형수의 물건으론 고작 2개가 올라와 있다. 동춘동 A아파트(30평)는 500만~1천만원 가량 오른 1억1천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일대 전세물건은 모두 28개로 지난 7월 40여개에 비해 30%나 줄었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전세가가 낮은 편에 속하는 옥련동도 전세물건은 14개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부가 투기 과열지구로 지정한 삼산지구가 포함된 계양구는 소폭이지만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계산동 은행지구 T아파트(27평)는 9천800만~1억원에 거래됐으나 최근 1억~1억1천500만원을 호가한다. 병방동 학마을 S아파트(24평)의 경우 200만~500만원 오른 9천만~9천500만원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품귀현상이 가장 심했던 남동구의 경우 전세매물이 아예 바닥 난 상태다.

간석동은 E아파트(23·26평)가 타 지역에 비해 저렴한 5천500만~7천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나 매물은 전체를 통틀어 5개만 나와 있고, 구월동도 28평형(1개), 13평형(4개) 등 고작 5개뿐이다.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지역으로 분류됐던 만수·논현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만수동은 7월중 매주 20~30개의 아파트가 전세물건으로 나왔으나 현재 8개에 불과하고 논현동 지역도 30~40개가 매물로 올랐으나 12개로 줄었다.

심지어 외곽지역인 서창동은 6천500만~7천만원에 거래되는 T아파트(24평) 2개가 전부다.

#향후 전망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같은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앞으로 전세매물의 거래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 계약 만기가 도래한 세입자들은 시세대로 전세가격을 올려주고 집주인과 재계약을 체결하는 비중이 높아져 당분간 전세가는 월 1% 안팎으로 움직이는 상대적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부동산 114 관계자는 “매매가 급등에 묻혀 있던 전세시장이 이사철을 맞아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며 “전세가격 폭등 우려는 보이지 않고 있으나 상대적 안정세도 서민들에게는 굉장히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