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지역에서 고장난 가로등을 장기간 방치해 보행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가 하면, 강·절도 사건 등 치안 불안을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이들 구는 주민들의 민원을 접수하고도 제때 보수공사를 벌이지 않는 등 미온적으로 대처해 말썽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남동구는 지난 달에만 가로등 보수를 요구하는 민원 5건을 접수했다. 구월3동 주민 강모씨는 구에 제기한 민원을 통해 “동인천중학교 앞 버스정류장~중앙공원 구간의 가로등이 들어오지 않아 밤에 혼자 귀가할 때 두려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강씨는 “같은 동 1092의21, 42의 가로등과 방범등이 고장난지 오래돼 건설과·토목과 직원과 2차례나 전화통화를 했는데도 회답이 없었다”고 비난했다.

같은 동에 사는 또 다른 강모씨도 “동사무소 앞 가로등이 고장난 채 방치돼 있다”는 내용의 민원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 놓았다.

또 여모씨는 얼마 전 “만수1동 931의1~2, 14~15 주택가 골목에 보안등이 없어 절도 사건이 빈발하고 있으니 보안등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구는 민원을 접수한지 5일이 지난 뒤에야 “현장조사 후 조속히 처리할 예정이니 양해해달라”고 답변해 빈축을 샀다.

연수구도 지난 달 6건의 민원을 접수했다. 이모씨는 구 홈페이지 '구정에 바란다'를 통해 “연수1동 495 일대엔 범죄가 많은데 컴컴해서 살 수가 없다”며 “가로등이 꺼진지 몇개월이 지나도 구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모씨도 “동춘역 부근 가로등이 꺼진 채 방치돼 무섭기도 하고 길이 어두워 불편하다”며 “비오는 날엔 고인 물에 빠지기 일쑤”라고 호소했다.

반면 구는 이같은 민원을 접수한 뒤 “비가 내려 공기중 수증기가 누전차단기 주변과 선로에 절연을 나쁘게 해 전원이 차단됐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대다수 주민들은 “구가 야간에 가로등을 한번이라도 점검했다면 이런 일이 생기겠냐”며 무성의한 행정을 비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남구 용현5동 김모씨 등은 올 초부터 10여차례에 걸쳐 “대동아파트~태화아파트에 이르는 1㎞ 구간에 가로등이 없어 자녀들이 하교길에 불량배에게 돈을 빼앗기거나 폭행을 당하는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한다”며 가로등 설치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구는 당시 “조만간 예산을 세워 가로등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뒤 아직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기도 하다.

회사원 고모(36·남동구 만수1동)씨는 “오래 전부터 장수초교 정문앞 도로 가로등이 꺼져 있어 건설과 직원과 통화하다 언성을 높였다”며 “어둠 때문에 주민들이 불안에 떨며 귀가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