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추진하고 있는 용유·무의관광단지 조성사업이 표류(본보 27일자 보도)하면서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시가 용유·무의 지역 일대의 도시계획결정을 미루면서 13년동안 재산권 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온 주민들은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반발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태다.

시는 용유·무의지역 관광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난 98년 2월 CWKA사와 개발합의서(MOU)를 체결했다. 시는 당초 용유·무의도 일대 210만평에 오는 2013년까지 대규모 국제관광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총 54억달러를 민자로 유치하려는 이 사업은 호텔과 카지노, 쇼핑몰, 테마파크, 리조트 타운, 골프장 등 각종 위락휴양시설이 들어서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오는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 3단계로 나눠 용유도 일대 60만평에 엔터테인먼트시티를 건설해 미국 디즈니랜드를 본뜬 10만평 규모의 영상테마파크를 조성하고 2단계로 2006년부터 마리나시티를 건설해 병원과 1천여 객실을 갖춘 실버타운, 외국인 전용 렌털하우스, 퍼블릭골프장 등을 꾸미기로 했다. 3단계로 조성할 무의시티에는 호텔 5개, 컨벤션센터, 마리나시설 등을 유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사업은 용유~무의간 연도교 건설사업 지연에다 무의도 외지인 소유 토지의 표고를 150m 이상 보전녹지로 지정하면서 현지 주민들의 소유 토지는 표고 30m 이상부터 보전녹지로 지정하는 등 지역 주민을 외면한 사업 추진으로 초기부터 말썽을 빚어 왔다.

시는 MOU체결 당시 CWKA사에 '선 투자 후 사업자선정'을 요구했다. 반면 CWKA사는 '선 사업자선정 후 투자'를 주장했다. 외국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선 신뢰할 수 있는 사업자선정이 필요하다고 요청한 것이다.

여기에다 시와 CWKA사간 의견 차이를 보이는 상태에서 굴지의 관광업체인 L그룹과 P호텔이 CWKA사의 자원 조달능력 여부에 대한 각종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를 상대로 사업권을 따내려는 로비를 벌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은 개발사업보다는 용유·무의 지역 일대의 풍광이 좋은 땅을 시를 통해 헐값에 매입하려고 한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 L그룹과 P호텔이 용유·무의지역 토지를 실거래가(평당 200만~300만원)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값에 사들이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물밑작업을 벌여왔고 시도 이들 회사의 제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게 지역 주민들과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최근 국토연구원 민간투자센터(PICO)도 CWKA사의 사업계획서를 검토한 후 “재원조달 측면에서 신뢰를 할 수 없지만 인천시가 판단해 사업추진여부를 결정하라”고 통보했다. 시는 이런 이유로 사업대상자를 새로 선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제3사업자를 선정할 경우 사업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가 상당기간 개발사업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관광단지 조성 계획사업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앞으도 상당기간 재산권 행사를 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은 “원칙없는 시의 행정과 이익에만 급급한 기업체의 경영논리에 주민들만 고통을 당하고 있다”며 “시가 합리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집단으로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밝혀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