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도 아닌 대로변 불법주차를 구가 왜 방치하고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최근 연수구에 대형 상가건물과 오피스텔 등이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이들 건물 주변의 불법주차에 따른 교통불편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청학동 롯데마트와 동춘동 한화마트 주변은 대로변 차선을 침범하면서까지 주차를 하고 있는데도 구가 적극적인 단속을 벌이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2일 오후 4시께 롯데마트 앞 왕복 4차선도로. 인천31가 46××호 승용차 등 줄잡아 차량 100여대가 양쪽 차선 3·4차로를 점유하고 있었다.

일부 차량 운전자들은 “차를 빨리 빼주지 않는다”며 서로 삿대질을 해가며 싸우는가 하면, 주차과정에서 접촉사고가 나 견인차량까지 출동하는 바람에 차량이 뒤엉켜 있는 등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이 건물 뒤편 연수고가 주변 사정은 더 심각했다. 30여개의 학원이 몰려있는 탓인지 학원차량이 도로를 차지해 곳곳에서 경적을 요란하게 울려대며 시비를 벌이고 있었다.

L음식점을 운영하는 윤모(42·여)씨는 “롯데마트와 구 연수구청 일대 도로변은 평일과 주말 구분없이 밤낮으로 불법주차장화 된 지 이미 오래됐다”며 “상인들이 민원을 제기해도 구가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께 인근 한화마트 주변의 사정도 마찬가지. 얌체 차량 운전자들이 도로는 물론 인도에까지 주차해 차량 1대가 간신히 통과할 정도였다.

일부 구간은 아예 통행이 불가능해 운전자들이 차량을 돌리느라 진땀을 빼고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구에 접수되는 교통불편 민원 중 이 지역의 상습적인 불법주차를 지적하는 내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주민 이모씨는 '불법주차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라는 제목의 민원을 통해 “롯데마트 앞 양쪽 차도에 마구잡이로 불법 주·정차한 차량들로 인해 보행자들이 각종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어 억울한 피해를 당한다”며 “심지어 인도와 횡단보도까지 막고 주·정차된 차량이 한둘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같은달 주민 김모씨도 “한화마트 주변의 경우 견인까지는 바라지 않으나 딱지라도 떼야 할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나 구의 답변은 한결같다.

불법 주·정차지역에 대해 단속요원이 매일 단속하고 있지만 상가 이용객들이 타 지역 단속 등 순찰공백을 악용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구 관계자는 “이제는 주민 스스로 법을 지키는 자율적인 기초질서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부 최모(36·청학동)씨는 “연수고가 주변엔 매일 오후만 되면 학원차량들이 도로에 일렬로 서 있는데도 단속요원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며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단속활동은 제대로 하지않고 그 책임을 주민에게 돌리는 건 억지행정”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