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인근 공장에서 날아드는 유리섬유 등으로 인해 피부질환, 괴종양 등이 생기는 고통을 겪었던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주민들에게 원인을 제공한 회사는 손해배상을 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제 13민사부(재판장·이호원 부장판사)는 13일 변모씨 등 고잔동 65 일대 주민 64명이 마을 인근 유리솜 공장인 한국인슈로(주)(대표이사·유병호)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회사측이 유리섬유를 공장 마당에 야적하거나 불법 매립했고, 유리섬유는 공장에서 25∼350ｍ가량 떨어져 사는 주민들에게 날아가거나 지하수맥을 통해 이동돼 피해를 준 점이 인정된다”며 “피해주민 정도에 따라 1인당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600만원씩 모두 1억7천750만원을 지급하라”고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또 “동국대 의대에서 지난 95년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33개 지하수에서 유리섬유가 발견됐고, 회사측이 야적한 유리섬유에 대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아 원고들이 위장장애, 피부질환, 괴종양 등에 시달리는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고잔동 주민들은 지난 94년 자신들이 겪는 피부질환과 괴종양의 원인이 인근 한국인슈로에서 날아온 유리섬유에 있다고 주장하며 국립환경연구원 및 동국대 의대 등에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지하수가 유리섬유에 오염, 식수로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피해보상을 요구했고 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 96년 주민들에게 정신적 고통에 따른 피해배상을 결정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대기중 유리섬유로 인한 피부질환과 생활방해는 인정받았으나 수질오염으로 인한 피해에 대해서는 극히 일부만 인정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99년 인천지법에서 “회사측은 주민들에게 1억여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으나 피해정도에 비해 배상액수가 너무 적다며 고법에 항소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