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면서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다수의 주민들을 위해 일해 보겠다는 각오로 나섰습니다. 그 생각엔 아직도 변함이 없습니다.” '힘'없는 주민들을 돌보지는 않으면서 자신들을 위한 일에 목소리를 높이는 단체들에게 선심을 쓰듯 한다면, 그것은 단체장의 정치적 목적만을 위해 행정을 펴는 정치꾼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취임 1년 소감을 묻자 “어려운 숙제를 푸는 학생의 심정”이라고 짤막하게 답했다.
그는 취임 직후 각 동사무소 등 산하기관의 게시판에 걸려 있던 구청장 사진이 크게 나붙은 동정란부터 없앴다. 대신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싣도록 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이 청장은 '얼굴 알리기'에 너무 인색하다는 얘길 자주 듣는다.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곳이 아니면 판공비도 쓰지 않는다. 매달 구청장 판공비 사용내역을 구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것도 그의 '치적' 중 하나다.
그는 또 정치적 성격을 띤 행사엔 가급적 참석하지 않으려 한다. 참석해야 하는 행사가 많아 애를 먹는 다른 단체장들과는 생각부터가 다르다.
직원들, 특히 간부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주는 일도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인사문제도 해당 국장 등 간부급에 1차 선택권을 주고 있다. 인사 등과 관련해선 간부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한다. 이 때문인지 이 청장 취임 이후 있은 인사에선 직원들의 불만이 그리 크지 않았다.
역점 사업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그는 두말 할 것 없이 지역개발을 꼽았다.
“동구지역이 워낙 낙후돼 있잖아요. 지역개발을 통해 구 이미지를 바꾼 뒤에나 복지와 문화에 신경 쓸 생각입니다.” 달동네 정도로 인식되던 동구에 요즘 아파트 바람이 불고 있다. 송현지구 2천711세대 등 6개 지구를 포함해 올 해 말까지 총 20개 지구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완료된다.
그는 재래시장 환경개선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총 11억원을 투입해 송현시장과 현대시장 등 대표적 재래시장 노후시설을 개선하고 있다. 내년에도 재래시장 개선에 30억원의 예산을 들일 계획이다.
“1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구청장으로서의 행동방향 기준이 조금씩 확립되는 것 같다”는 그는 그동안 익숙지 못한 점이 있었다는 것도 인정했다. 의회나 공무원노조 등 직원들과의 관계 그리고 각종 직능단체 등과의 관계에서 다소 매끄럽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치적 욕심이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그는 “그저 훌륭한 구청장으로 남길 바란다”는 말로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