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이나 비 오는 날이면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러 농사일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악취와 공해가 심하다 보니 오이나 참외같은 일부 작물은 제대로 자라지도 못하고 말라 죽습니다.”
인천시 서구 경서동 인천 서부산업공단 인근에 사는 김민홍(66)씨는 요즘 농사일을 하러 들에 나가기가 겁난다. 주물공단 등 공해 배출 업소가 밀집한 서부산업 공단 인근에 밭 3천여평을 경작하는 그는 여름철로 접어 들면서 사방에서 악취가 진동해 머리가 아파 농사일을 못할 정도로 이 일대 악취공해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악취민원은 비단 김씨 뿐만 아니라 서구 경서동 일대 100여 가구 300여명의 주민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골칫거리다. 주민들은 특히 악취 발생 근원지로 인천 서부 공단내 16·17블록 D·K 주물공단 등 크고작은 주물업체 5~6개 업체를 비롯 인근에 흩어진 수십개소의 공해배출 업소를 의심하고 있다. 주민들은 공단내 특정 주물공장에 대해서는 관련 증거를 확보해 환경부나 검찰에 고발 의뢰를 추진하는 한편 매립지 경서동 환경대책위(위원장·추대엽) 차원에서 환경영향조사를 실시해 시설 개선이나 보완을 요구한다는 복안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평상시는 물론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악취가 더욱 심해 두통과 구토증세까지 나타날 정도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날엔 동사무소나 구청 등지에 악취민원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주민들은 이런 악취가 주물 제작 과정에 '스티로폼' 금형을 사용하면서 대형 스티로폼 금형이 불완전 연소 증발하는 바람에 '스티렌' 계통의 화학물질이 생기면서 비롯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수도권 매립지 경서동 대책위 관계자는 “냄새가 나면 직접 주민 대표들이 공단지역을 샅샅이 뒤지는 등 원인을 찾아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도감독 기관인 인천환경관리청이 거리가 멀어서 신고를 해도 나오지 않을 뿐더러 나와도 이미 늦어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부공단 입주 업체 관계자는 “대다수 업체들은 공해방지시설을 갖춰 놓고 적법하게 영업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 일대는 공해업소 밀집과 함께 수도권 매립지, 폐기물 업체 등이 위치해 흐린 날에는 공기 순환이 안돼 악취가 가끔 발생한다”고 해명했다.
서부산업공단 인근 공해민원 '빗발'
입력 2003-07-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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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1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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