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암도 해안공원에서 낙조(落照)를 감상해 보자.
시뻘건 태양이 단번에 바닷물을 끓일 듯한 기세로 맹렬히 타오르다 주변 섬들을 붉게 물들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밀물 때라면 바다 냄새를 맡으며 1.2㎞ 길이의 스탠드를 천천히 거닐어도 좋고 썰물 때라면 바지를 걷고 개펄로 들어가 조개를 캐 보는 것도 권하고 싶다.
해안공원은 인천시가 2000년과 2001년 두차례에 나눠 연수구 동춘동 송도신도시 조성지 바로 옆 해안가 철조망을 제거하고 조성한 곳으로 길이가 1.2㎞에 달한다. 아암도 해안공원~옛 번개휴양소 850m 구간의 호안조성 공사가 끝나면 공원 길이는 2㎞로 늘어날 전망이다.
공원은 경사가 10~15도로 완만한 계단식 제방을 갖춰 시민들이 자유롭게 바닷가에 앉아서 바다낚시를 즐기고 저녁 노을을 감상할 수 있다. 제방 뒤쪽에는 산책로와 조깅로, 식수대, 화장실 등이 마련돼 있다.
회사원 김영진(43)씨는 토요일인 지난 19일부터 사흘째 가족들과 함께 아암도 해안공원에 나가 별을 바라보며 산책을 즐기고 있다. 김씨는 “바람이 잘 들고 낙조를 감상하기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해가 질 무렵이면 아내와 아이들이 먼저 나가 돗자리를 펴놓는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더위를 피해 해질 무렵 아암도공원으로 나와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부쩍 늘었다. 이곳에 나온 시민들은 돗자리를 편 채 집에서 준비해 온 과일과 음식 등을 먹기도 한다. 아암도 해안공원관리사무소는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 공원을 찾는 시민들의 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요즘에도 하루 평균 300~400명의 시민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전했다.
공원관리사무소 직원 양갑진(49)씨는 “후텁지근한 열기를 피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기 위해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공원을 찾고 있다”며 “바다 내음과 잔잔한 파도를 직접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이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개방되는 아암도 해안공원에는 가족단위의 시민뿐 아니라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공원 주변에 자동차 전용극장이 위치해 있어 공원에서 낙조를 감상한 뒤 자동차 극장을 찾아 데이트를 즐기는 '올빼미’족들도 늘고 있다.
[한여름밤 도심속 쉼터](3)아암도 해안공원
입력 2003-07-25 00:00
지면 아이콘
지면
ⓘ
2003-07-25 0면
-
글자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가
- 가
- 가
- 가
- 가
-
투표종료 2024-11-18 종료
경기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역점사업이자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온 경기국제공항 건설 후보지를 '화성시·평택시·이천시'로 발표했습니다. 어디에 건설되길 바라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