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동구 송현3동 주공아파트 107동에 사는 강모(45)씨는 이곳으로 이사온 뒤 마음놓고 창문을 '활짝' 열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인근지역(공업지역)이 대부분 철강제품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로 둘러싸여 있어 대기오염 및 환경문제에 있어서는 '사각지대'이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냄새와 성분조차 모르는 먼지, 밤·낮없이 공장을 드나드는 대형 차량들의 엔진소리 등이 수년째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 때문에 가뜩이나 신경이 날카로운 이 지역주민들에게 지난 5월 집단민원
의 '도화선'이 될 만한 일이 발생했다. 송현 3동 주공아파트에서 1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송현동 1의1 일대 1천500여평에 '대주화물자동차주차장'이 들어선 것이다. 인근 대주중공업에서 화물차량 80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화물주차장을 만들어 최근 영업을 시작했다. 주차장은 지난 90년이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면서 업주가 관할구청에 통보만 하면 별다른 문제없이 영업을 할 수 있다.
1천475세대(1차 575세대, 2차 900세대) 주민들은 그동안 엄청난 대기오염 및 환경피해에도 침묵했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며 집단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화물주차장 영업으로 인해 대형 트레일러가 밤·낮없이 굉음과 먼지를 일으키며 드나들고 있고 특히 대형 차량들이 무단으로 좌회전을 일삼고 있어 주민들의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대주중공업은 물론 관계당국에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송현 주공아파트 이영환 대표는 “주차장이 허가제가 아니라 신고제라고는 하지만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인접해 소음 및 먼지 등의 민원발생이 불을 보듯 뻔한데도 신고를 반려하지 않은 것은 동구청의 졸속행정”이라며 “어린아이가 굉음에 놀라 잠을 이루지 못하고, 각종 대기오염으로 주민들이 원인 모를 병에 시달리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구는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주화물자동차주차장 양성철 부장은 “주민들의 먼지 및 소음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수억원을 들여 주차장은 물론 인근 공터에도 아스팔트 포장을 하고 있다”며 “주민피해를 줄이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동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대주중공업과 주민들의 원만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현행 법규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