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부권에 자리잡은 서구는 인천 도시팽창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서구는 지난 1988년 1월1일 인천직할시 북구에서 갈라진 후 급속도로 개발된 지역이다.

여기에다 지난 1995년 3월1일 육지부와 해면부로 구성된 경기도 김포군 검단면 42㎢가 편입되면서 면적이 137㎢로 늘어나 강화·옹진군 등 도서지역을 제외한 인천시내 자치구 가운데 최대면적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서부 해안을 따라 형성된 대규모 해안매립지는 아직 미개발 상태로 서구의 상당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서구는 이처럼 신흥개발지란 점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곳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서구는 중·동구 등 인천의 '실질적' 구도심에 비해 도시 재생에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지역 특성으로 인해 도시 개발과 도시 재생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과제가 서구에 부여된 셈이다.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진 등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서구 도시 재생의 방향은 '풍부한 녹지를 활용한 전원도시 건설'이다.

그러나 서구 또한 도시계획보다 개발이 앞선 도시팽창 과정에서 문제를 안고 있어 이들 현안문제의 해결없이 효율적인 도시 재생은 요원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환경문제다. 이와 관련해 서구에서 도시 재생의 우선순위 지역으로 꼽히고 있는 곳이 검단이다. 오류·왕길·마전·불로·대곡동 등 검단지역에 산재한 무등록공장들은 서구의 열악한 환경을 가속화하고 있다.

검단지역의 무등록공장은 2천여개로 대부분 산림내에 입지한 데다 수도권매립지 인근에는 폐기물 처리업체들이 널려 있다. 이처럼 생활환경이 열악한 상태에서 폐기물 무단투기까지 성행, 지역의 골칫거리로 떠오른 지 오래다.
공장 밀집현상은 가좌동, 석남동 등 옛 서구지역도 비슷한 실정이다.

현재 기계·철강·플라스틱·가구 등 제조업 공장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입주가 가능한 서구로 몰리는 추세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가좌동과 석남동 등을 중심으로 신규등록 공장이 전년에 비해 36% 가량 증가했다. 무등록 공장들까지 합치면 서구지역의 공장 증가세는 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산림과 주거지를 가리지 않고 난립한 이들 공장의 재정비가 서구 도시재생의 최대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공장밀집지역과 녹지공간, 주거공간 등을 계획성 있게 배치하는 게 서구 도시재생의 핵심인 것이다.

도시의 기능을 제대로 살리는 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다. 검단부도심의 경우, 중심상업기능 부족으로 주간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문화, 상업기능 활성화 등 부도심 기능 강화가 급선무다.

교통망과 관련해서는 지역간 단절을 부추기면서 도시 균형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는 경인고속도로를 일반도로화하는 방안이 도시 재생과 관련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인고속도로를 현재 6차선과 측도 4차선을 합쳐 10차선의 일반도로로 확보하고, 차량이 자유롭게 진출입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만성적인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지역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서구청과 주민들의 입장이다.
경인고속도로를 청라지구 방향으로 직선화해 중봉로 및 봉수대로와 연계, 교통량을 분산하는 방안도 교통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기에 수도권매립지의 환경친화적인 활용과 생산녹지 및 개발제한구역 조정지의 계획적 개발을 유도하는 것도 서구지역 도시 재생의 선결과제로 꼽힌다.

이밖에 대부분의 공원이 주거지와 떨어져 있어 주민들의 접근성이 양호하지 못한 점을 감안, 주거지내 근린공원의 면적을 확대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천발전연구원 관계자는 “서구는 쾌적한 전원도시를 건설함으로써 인천에서 특화한 기능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