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사립초등학교가 신학기를 맞아 교사 신규채용을 놓고 골치를 앓고 있다.

매년 한 두명씩 채용하고 있지만 우수한 자질을 갖춘 교사 채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교사들은 근무여건, 교사의 활동범위, 재단과의 문제 등으로 인한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실태 및 문제점

인천지역 사립초등학교는 모두 5개. 10년 이상 사립학교에서 근무한 교사들이 공립으로 옮겨가거나 학급이 늘면서 결원을 보충하기 위해 학교마다 평균 1~2명씩 신규채용 계획을 갖고 있다. A학교는 2006년까지 전체 6학급에서 12학급으로 늘리면서 지금보다 2배 가량의 교사를 채용할 계획이다. B학교도 올해 교사 한 명을 채용했다.

문제는 교사채용이 예전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공립도 사정은 비슷하지만 사립은 이보다 사정이 더 심각하다. 각 학교들은 2월 중 채용을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이 2월 이후부터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 신입생 입학 사정 등을 감안해 안정적인 학교를 고르겠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학교 교사 수급 계획과 채용 희망자와의 원활한 수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립학교측 입장

“교사를 채용하려면 최소한 10년은 내다봐야 하는데 검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A학교 관계자는 “경력보다 중요한 것이 교사의 자질”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교사들의 신청 문의는 많지만 정작 자질이 우수한 교사를 고르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이는 대부분 사립학교들의 재단이 종교단체가 맡고 있는 경우가 많아 교사의 종교문제와 재단과의 관계 등을 중요시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립학교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선택에 의해 신입생 수가 결정되기 때문에 교사의 수준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게다가 인사권을 갖고 있는 재단측의 의사도 무시할 수 없어 교육대학의 교수 추천자나 특정 명문대 초등교육학과 출신 등 검증된 교사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교사측 입장

사립학교에서 근무했던 김모(34)씨는 “사립학교의 최대 문제점은 재단의 간섭”이라고 지적한다. 사립학교 교육수준이나 환경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해도 재단이 수시로 간섭하거나 교권을 제한하는 경우가 많아 교사들의 불만이 크다고 했다. 재단과 교사간에 마찰이 생길 경우 자칫 감정적인 대응으로 치달아 교사나 학생, 학부모들이 상처를 입어도 대책이나 해결점을 찾기 어려운 점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여기에 수업 외의 잡무, 급여, 승진 등의 문제도 사립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 나름대로의 교육관을 갖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되지 않고서는 질 높은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일선 교사들의 얘기다.

현직 교사인 박모(43·여)씨는 “사립학교 대부분이 대외적인 이미지를 중요시 하고 있기 때문에 교사들이 가르치는 것 이외에도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우수한 교사확보를 위해선 재단과 학교, 교사, 학부모들의 의견이 합리적으로 수렴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