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전 버스전용차로가 운영되고 있는 남인천세무서 주변 버스정류장에 정차한 버스 3대가 불법 주정차 차량들을 피해 3차로에서 승객을 태운 뒤 출발하려 하고 있다.
6일 오전 8시30분 인천시 남동구 남인천세무서 부근 편도 4차선 도로.
　
300여ｍ 거리의 버스전용차로에 10~40ｍ 간격으로 승용차와 화물차가 정차돼 있었다. 농산물도매시장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로 바뀐 뒤 노선버스 3대가 왔지만 전용차로를 완전히 빼앗겨 3차로에서 승객을 내려놓고 있었다.
　
정류장에 서 있던 승객들은 주정차된 차량들 사이를 비집고 도로로 달려 나갔다. 3차선으로 잇따라 달려오던 버스 2대가 전용차로가 아닌 3차로에 승객들을 내려놓고 출발을 재촉했다.
　
같은 날 오전 8시 50분 남동구 관교동 신세계백화점 앞 편도 3차로. 100여ｍ의 주·정차 금지구역엔 버스가 들어설 틈이 없었다.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택시승강장이 있어 택시 5대가 정차 중이었고, 버스정류장 앞으로도 승용차와 화물차 4~5대가 줄지어 있었다.
　
인천시내 10개 구간 50.8㎞에서 운영중인 버스전용차로가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출근길에 버스를 기다리던 회사원 노윤현(32·인천시 연수구 선학동)씨는 “도로 한가운데에서 타고 내릴때마다 사고위험을 느끼고 있다”며 “전용차로에 갑자기 차량이 끼어들어 버스가 급정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백화점 부근 버스전용차로는 고질적 불법 주·정차 지역.

이날 오후 2시 30분 남동구 간석동 희망백화점 앞 편도 6차로. 승용차들이 백화점 주차장으로 진입하느라 서행하고 있었다. 전용차로 운영시간(오전 7~9시, 오후 5~8시)은 아니었지만 택시 3~4대와 화물차까지 버스전용차로에 버젓이 정차돼 있었다.
　
노선버스가 4~5대씩 쉬지않고 도착하면서 경적을 요란하게 울려대다가 3차로에 승객들을 내려놓았다. 전용차로 인도쪽에 세워진 '주·정차금지 지역’이라는 표지가 무색해 보였다. 현행법상 버스전용차로에서 주차 또는 정차할 때엔 과태료 4만원을 물게 된다.

단속을 위해 시는 버스전용차로에 20대의 무인감시 카메라를 설치했고, 10개 군구는 단속 공무원을 동원하고 있지만 단속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남동구 주차단속팀 관계자는 “버스전용차로의 주·정차 차량은 대부분 운전자가 탑승한 채로 서 있고 단속차량이 지나가면 잠깐 피했다가 다시 돌아와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