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전통공예산업진흥협회가 인천시 중구 용유도에 추진하고 있는 전통공예촌 조성 사업에 대한 정부와 인천시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전통공예의 각 분야별 장인들이 모이게 될 용유도 '한국 전통공예촌'은 21세기 또 하나의 국가 전략산업기지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 등은 전통공예산업을 21세기 전략산업으로 규정하고 엄청난 정부지원금을 투자하고 있다. 일본의 전통공예산업 지원정책과 용유도 전통공예촌의 전망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 국가전략산업으로 부상한 일본의 전통공예산업
 
지난해 일본이 자국 전통공예산업에 투자한 지원금은 총 30조엔(한화 300조원)으로 천문학적인 액수에 달한다. 일본이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전통공예산업에 매달리는 이유는 관광·문화산업이 국가의 미래전략 산업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전통공예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71년부터다. 1974년 공포한 '전통적 공예산업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서는 전통공예산업의 필요 자금의 확보, 융자 및 세제 감면, 공예품산업의 경영개선 및 합리화, 전시회의 개최 및 그 외 수요의 개척 등의 사업을 국가 및 지방공공단체가 보조하도록 했다.
 
또 작업장의 증·개축 및 안전위생설비 등 작업환경 개선에 필요한 설비자금을 장기저리 융자하고 제품의 광고, 전시회, 후계자연수 등 판로개척사업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1975년 전통공예진흥원을 설립하고 현재 191개 품목의 전통공예품을 지정했다. 통산성에서는 우수공예상품에 '전통마크'를 부여해 양질의 공예품 생산을 독려하는 한편, 매년 11월을 '전통적 공예월간'으로 정하고 축제를 열고 있다.
 
일본의 공예품 생산량(99년도 기준)은 도자기 4만661만엔(3천4개소) 상당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칠기는 3만749만엔(3천683개소)의 생산량을 보이고 있다. 공예품의 연간 수출액만해도 총 926억6천200만엔에 이른다. 전통공예분야 자격 인증자만해도 1천800여명을 넘어섰다. 일본 정부와 민간단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40여개의 전통민속공예촌은 공예품의 제작과정을 관람하고 직접 체험을 할 수 있는 '테마파크'로 해마다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현이나 시에서 지원운영하는 분야별 '전통산업 공예관'만해도 203개에 이른다. 분야별 기술연구소를 별도로 설치, 신기술·신기법의 연구 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 한국의 전통공예산업 물러설 곳이 없다.
 
일본의 정책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전통공예산업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난 95년 5억319만3천달러의 수출액이 96년에는 4억4천156만2천달러, 97년 4억7천834만달러, 98년 3억9천781만달러로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이다 지난 99년 5억604만9천달러로 간신히 회복세로 돌아섰다.
 
한국의 전통공예품은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다. 프랑스나 미국에서 열리는 공예품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전시장 안내 도우미들이 입고 있는 한복까지 사들이는 극성을 부릴 정도. 관련업계는 세계적인 기술수준을 갖추고 있음에도 공예품의 수출이 감소되는 가장 큰 원인은 정부와 국민들의 무관심이라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관광지의 판매대에 조차 국적이 불분명한 조악한 공예상품과 중국과 인도에서 흘러들어온 저가 상품이 판을 치고 있지만 이를 규제하거나 관리하는 규정이 없다. 주무 부처마저 업계의 자발적인 활동을 지켜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국 4천300여개의 공예품생산 업체 가운데 종업원수가 5인 이하인 경우가 75%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열악한 생산환경은 결국 경쟁력 있는 문화상품의 제작의욕을 저하시키고 상품의 질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최고의 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영세성을 면치 면하는 전통공예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선 공예산업을 집약한 공예촌을 조성하는 것이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