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라고 해서 남의 도움만 받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작은 일이라도 다른 사람을 도울때 보다 건강하고 값진 인생을 살게 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인천시 동구에 거주하고 있는 60세이상 노인 240여명으로 구성된 '노인자원봉사대'가 7년째 봉사활동을 벌이며 인생의 '황혼기'를 '황금기'로 바꾸고 있어 화제다.
13개 동별로 20∼30명씩 조직된 동구노인봉사대협의회(회장·정일훈)는 아침마다 동네 초등학교 주변에서 등교길 교통정리를 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낮에는 지역을 돌며 청소는 물론 쓰레기를 몰래 버리거나 소각하는 행위등을 감시하고 폐품을 모으는 등 동네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 저녁이 되면 청소년 선도 및 방범활동까지 하고 있다.
또 할머니 봉사대원들은 평일 오전마다 송림2동 노인복지회관 1층 노인무료급식소에 나가 생활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무료로 주는 점심식사를 준비한다.
이처럼 노인들의 봉사활동이 몇년째 꾸준히 이어지면서 주위에서도 이들에게 존경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97년 말 봉사대 창립때부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명숙(62)씨는 “처음에는 '노인들이 무슨 일을 하겠느냐'며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지역의 일꾼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방에나 앉아 있을 노인들이 자기가 사는 동네에 보탬을 준다는 사실에 회원들 모두 흐뭇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노인들이 노인들을 돕는 '독거노인후원회'는 봉사대의 여러 활동 중에서도 눈길을 끈다.
봉사대원 가운데 60∼70대 할머니 60명이 활동하고 있는 '독거노인후원회'는 관내에 혼자 사는 노인 100여명을 돕고 있다. 이들은 130여명의 후원자들로부터 5천원, 1만원씩 받은 후원금으로 밑반찬을 만들어 기증받은 쌀과 함께 독거 노인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1주일에 한번씩 찾아가는게 보통이지만 비슷한 또래끼리 만나 말벗이 되고 서로 위로하는 게 독거 노인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한다.
독거노인후원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옥희(68·전 인천시여성단체연합회장)씨는 “독거노인들은 대부분 중풍, 치매 등으로 몸을 가누지 못해 식사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더 많은 분들을 돕지 못하는 게 늘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황해도 연백 출신으로 지난 48년 인천에 온 김씨는 “이웃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크고 작은 보람을 느끼지만 역시 가장 큰 보람은 내가 살고 있는 내 고장을 사랑하는 마음이 자라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동구노인봉사대협의회:(032)763-4736
[아름다운 자원봉사] 동구 노인자원봉사대
입력 2004-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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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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