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부개2동 부개고등학교 정문은 높이 2m가 넘는 흙더미와 알루미늄 새시 등 건축자재를 쌓아 놓은 천막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부평송신소가 위치했던 이곳은 송신소가 이전하면서 지난 2002년 이 일대 4만3천여평이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이 토지주인 KT측으로부터 지구내 일부 땅을 학교용지로 매입했고, 학교 정문 앞에는 폭 20m 도로가 들어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인천시와 KT가 해당 지구의 개발밀도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개발이 늦어져 도로 개설도 계속 지연되고 있다.
때문에 올해 입학한 450여명의 1학년 학생들은 어쩔수 없이 후문으로 드나드는 불편을 겪고 있다. 게다가 주변 도로에서 후문까지 이어지는 폭 7~8m의 골목길은 사람과 차가 함께 사용해 학생들의 등하교길 안전마저 위협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학생수가 두배로 늘어나고 바로 옆에 공사중인 부흥고가 신설되면 엄청난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와 KT는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공원 등 주민개방시설을 최대한 늘리고 저밀도로 개발할 것을 KT측에 제시하고 있지만 사업성을 고려하는 KT와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며 “도로 역시 개발주체인 KT가 개설해 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안을 추진중인데 연내 개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만큼 시와 협의해 하루빨리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초 개교한 연수구 옥련여고에서도 관할 구청이 보상지연으로 토지주와 마찰을 빚어 학생들이 후문을 이용하는 불편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