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개장 예정인 인천 남항 ICT(인천 컨테이너 터미널)와 기존 인천항 하역업체들이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ICT 운영주체인 삼성PSA(싱가포르 항만공사)측의 대규모 신규 인력채용이 불가피함에 따라 직원 유출을 우려한 하역업체들이 내부 단속에 나서는 등 비상에 걸렸다.

4일 ICT에 따르면 오는 7월 인천 남항에 3만t 규모의 1개 선석이 개장해 컨테이너 부두를 운영하기 위한 150여명의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PSA측은 전체 채용인원 중 10~15%가량의 관리직과 나머지 하역작업에 필요한 기술 인력을 빠른 시일내에 보강할 방침이다.

회사측은 지금까지 모 하역업체에 근무하던 부장급을 포함해 3명의 관리직원을 채용하는 등 인력 스카우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기술인력 등은 경인항운노조와의 협상이 진행중인 상태여서 그 결과에 따라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기존 국내 업체들은 외국 업체의 속성상 인력 스카우트가 무차별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삼성PSA측이 우수한 임금과 근무여건을 제시하며 기존 업체에서 근무하는 인력들을 대거 흡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기존 업체들은 인력이 대규모로 유출될 경우 하역작업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업체 현장에선 ICT 인력 채용규모와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분위기가 술렁이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자 기존의 하역업체들이 인력을 고수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모 하역업체의 경우 현장에서 팀장 중심으로 'ICT 안가기' 운동을 공개적으로 벌이는 등 직원들을 다독거리고 있다.

대한통운 관계자는 “장비를 다루는 기술직원들의 경우 ICT와 임금 차이가 크지 않아 동요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무차별적으로 스카우트할 경우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내부 단속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PSA 관계자는 “대규모 인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치졸한 방법으로 인력을 빼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천에서 인력을 충당하지 못할 경우 부산이나 광양 등지에서 공개 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